기초과학연구원(IBS)이 탄화수소를 의약품과 신소재 개발에 쓰이는 질소화합물로 변화시키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전이 금속-나이트렌’ 중간체의 구조와 성질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질소화합물은 90%의 의약품에 소재로 사용될 정도로 생리 활성에 중요한 분자이며, 제약뿐만 아니라 소재·재료 분야에서도 중요한 골격으로 사용된다.
때문에 현대 화학자들은 석유·천연가스 등에서 얻기 쉬운 탄화수소를 질소화합물로 바꾸는 아민화 반응(질소화 반응)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지금도 새로운 촉매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IBS의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은 이전 2018년 다이옥사졸론 시약과 이리듐 촉매로 탄화수소에서 락탐이라는 의약품 원료를 합성하는 촉매 반응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아민화 반응을 유발하는 핵심 중간체가 전이 금속-나이트렌이라는 분석이 있었으나, 이를 뒷받침할 금속-나이트렌 중간체의 모습을 직접 관찰한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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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촉매반응은 용액 상태에서 이뤄지기에 용액 내 분자들이 계속해서 다른 분자와 상호작용하게 되면 빠르게 반응하고 즉시 사라져버리는 금속-나이트렌과 같은 중간체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IBS 연구팀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고체상태 시료에 빛을 쬐며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를 X선을 통해 관찰하는 분석 기법을 사용했다.
빛에 반응하는 로듐(Rh) 기반 촉매를 새롭게 제작한 연구팀은 이 촉매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때 빛을 받으면 ‘금속-나이트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포항의 가속기 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에 관찰된 적 없는 '로듐-아실나이트렌' 중간체 구조와 성질을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고체 시료에서 분자 결합이 끊어지는 중간체 형성 과정부터 다른 물질과 반응해 새로운 화학 결합을 이루는 모습 전체를 사진 속에 담아냈다는 의미이다.
IBS 장석복 단장은 "그간 존재가 제안되었을 뿐 입증된 적 없는 아민화 반응의 핵심 중간체 모습을 최초로 공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밝혀낸 로듐-아실나이트렌 중간체 구조 등을 바탕으로 여러 산업에서 쓰이는 차세대 촉매 반응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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