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4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다수 기업이 기대치를 넘는 호실적을 발표했고 고용지표도 증시에 우호적으로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0.27포인트(-0.43%) 내린 3만5065.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3.86포인트(-0.53%) 하락한 4478.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0.48포인트(-0.36%) 내린 1만3909.2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 들어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 등을 반영해 모두 하락했다. 주간 기준으로 다우존스30 지수는 1.1%, S&P 500 지수는 2.3%, 나스닥 지수는 2.9% 각각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노동시장 과열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에 뒷받침했다. 노동시장 과열 완화는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시사한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8만7천개 증가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건)를 밑돌았다. 7월 실업률은 3.5%로 6월의 3.6%에서 소폭 하락했다.
고용지표가 증시에 우호적으로 나왔지만 투자자들은 증시가 6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온 점을 반영해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2분기 주요 기업 실적은 대체로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아마존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이날 주가가 8.3% 급등했다.
애플은 2분기 순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매출 감소를 반영해 이날 주가가 4.8% 하락했다.
전기트럭 업체 니콜라는 실적 부진 발표와 마이클 로쉘러 최고경영자(CEO)의 사퇴 소식에 주가가 26.4% 급락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까지 S&P 500 기업의 약 84%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그중 80%가 월가의 기대치를 웃돌았다.
월가 안팎에선 미국 경제가 침체를 겪지 않으면서 물가를 서서히 낮춰가는 '골디락스' 상태로 가고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골디락스 경제란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주로 경제가 좋은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물가 상승이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JP모건체이스는 이날 3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을 종전 전망치인 0.5%에서 2.5%로 상향 조정하며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조정된) 성장세를 고려할 때 우리가 이전에 전망했던 것처럼 경제가 이르면 다음 분기 약한 수축 국면에 빠질 정도로 성장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모건스탠리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최근 지표 변화를 반영해 경기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연이어 경기 전망을 수정했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기대도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4일 현재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8.5%로 반영했다. 한 달 전인 7월 3일에 이 확률은 69.14%였다.
투자자들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크리스토퍼 하비 연구원은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준을 향한 시장 인식을 진짜로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라며 "이는 또한 연준의 인식 자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