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번주 뉴욕증시] 조정이냐 랠리냐…CPI 주목

이번 주(7~11일) 뉴욕 증시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조정이 본격 시작될지, 다시 랠리로 돌아설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8월 첫 주인 지난주 3대 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2.27% 하락했고,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11%, 2.85% 밀렸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의 하락률은 3월 이후 최대다.

지난 7월까지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다우지수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전주의 하락세가 새로운 전환점의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뉴욕증시
[AFP/연합뉴스 제공]

그동안 랠리를 떠받쳐온 것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종결 가능성과 물가 둔화 및 경기 회복에 따른 연착륙 가능성이다. 최근 발표되는 2분기 기업 실적도 연착륙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한 이후 지난주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미국의 경기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은 18만7천명 증가해 시장이 예상한 20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7월 수치는 지난 1년간의 월평균 수치인 31만2천명을 크게 밑돈 것이다.

그러나 실업률은 3.5%로 전달의 3.6%에서 하락하고, 임금 상승률도 4.36% 수준으로 전월의 4.35%와 시장 예상치 4.2%를 웃돌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고용시장이 둔화하는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임금 상승률이 예상보다 끈질긴 모습을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번 주 10일에는 7월 CPI가 나온다. 연준의 다음 FOMC 정례회의인 9월 19~20일을 앞두고 나오는 2개의 물가 지표 중 첫 번째다.

지난 6월 CPI는 전년 대비 3.0% 올랐고, 근원 CPI는 4.8% 올라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기대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이번 CPI에 대한 기대는 좀 더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CPI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 올랐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3.0%보다는 오른 수준이다. 7월 근원 CPI는 4.7% 올라 전달의 4.8%에서 소폭 둔화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시장의 예상대로 물가 지표가 나온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끝났다는 기대는 약화하고, 8월 물가 지표까지 지켜보자는 관망세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근원 CPI 4.7% 수준은 여전히 연준의 금리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며 임금 상승률도 여전히 4%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월간 고용이 둔화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실업률이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에서 머무는 등 노동시장은 탄탄하다.

결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내고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이 힘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높은 수준의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할 가능성이 커져 금리 인하 기대는 더욱 후퇴할 전망이다.

미 금리선물시장에서는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보고 있다.

국채시장의 움직임도 다시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장기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주가의 하락 압력이 커졌다. 장기 금리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과 재무부의 3분기 국채 발행 계획 등에 따른 물량 부담 등에 상승했다.

장기 금리의 상승은 기업들의 미래 수익의 가치를 떨어뜨려 성장주와 기술주에는 부정적이다. 기업들의 차입 부담도 늘어나게 된다.

이번 주 CPI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일 경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다시 주식에 조정의 빌미가 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이어질 전망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84%가량의 기업 실적이 발표됐다. 이 중 80% 이상이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번 주에는 월트디즈니와 UPS, 일라이릴리, 윈리조트, 타이슨 푸즈 등의 실적이 나온다. 실적 발표가 종반을 향해 가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2분기보다 3분기나 연간 가이던스(전망치)에 더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이던스가 개선되면 2분기에 실적 침체가 이어지더라도 다음 분기 실적이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에는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도 나올 예정이다. 연준 위원들은 9월에 대해서는 지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이번 물가 지표를 지나더라도 1번의 고용과 1번의 물가 지표가 더 남았기 때문이다.

8월은 역사적으로 가장 부진한 달 중 하나였다. 더구나 8월 이전에 랠리가 상대적으로 강했던 경우에는 낙폭도 더 컸다. 월가의 대표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 전략가는 수익률이 강한 해일수록 8월 위험이 더 악화는 경향을 보였다며 지난달 말에 8월 조정에 대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그는 다만 조정이 오더라도 조정의 폭은 얕을 것이라며 연말 지수 전망치를 4,750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