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양 방사능 감시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바닷물에서 퍼지는 방사능을 두 배 빠르고 간편·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장비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UST) 산하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김현철 교수·김가현 석사과정 연구팀은 원자력 환경 평가를 위한 주요 감시 핵종 가운데 하나인 스트론튬-90(이후 스트론튬)을 측정하는 신기술을 발명했다고 9일 전했다.
본래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을 측정하려면 해로운 화학약품을 사용해야 하며, 분석에 소요되는 시간만 3주 이상이 걸리는 등 속도와 정확도 등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측정이 어려운 스트론튬 대신 이트륨-90(이후 이트륨)을 측정하는 간접 확인법을 고안했다.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은 자연 핵붕괴로 인해 시간이 지나면 이트륨으로 변하는데 20일이 지나면 두 물질의 방사능 수치가 같아진다.
연구팀은 해당 특성에 착안해 이트륨을 흡착하는 물질인 수지와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동 핵종 분리장치(KXT-H)를 이용해 이트륨의 정보를 토대로 스트론튬의 방사능 수치를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을 지난 2021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은 기존 분석법보다 필요한 시간이 10분의 1 수준이었기에 발표 당시에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자체 개발했다고 발표한 ‘대용량 해수 전처리 장비’는 2021년 당시 선보였던 분석기술보다 시료 처리능력이 2배 향상되었고, 소요 시간 역시 절반이나 단축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투입 해수에서 이트륨-90의 회수율도 90%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
현재 해당 기술은 지난해 한 기업에 기술이전 되어 올해 'SALT-100'이라는 장비로 이미 상용화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SALT-100은 현재 한국수력원자력 한빛발전소, 경북대,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등 3개 기관에 납품되어 사용 중이다.
UST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분석법과 장비를 이용할 경우 해수 50L의 검사 요청이 들어왔을 때 하루 정도의 시간이 주어지면 스트론튬-90의 방사능 결괏값을 얻을 수 있다.
김가현 석사과정 학생은 "오염수 해양 방류 이슈로 방사능의 과학적 측정과 대응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는 연구성과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