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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또 3.5%로 동결…가계부채·경기·물가 등 복합위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24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올해 2월 이후 5차례 연속 동결 결정이다.

가계부채가 빠르게 늘고 원/달러 환율도 다시 오르는 등 인상 요인이 있지만, 최근 중국 부동산발(發) 리스크(위험)까지 겹쳐 경기가 더 불안해진 만큼 기준금리 인상으로 소비·투자를 위축시키기보다 일단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오는 25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이 예정된 상황에서, 한은 입장에서는 통화정책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의 추가 긴축 의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제공]

불안한 경기 상황이 이날 동결 결정의 주요 이유로 꼽힌다.

2분기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은 1분기(0.3%)보다 높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수출·수입, 투자, 정부소비 등 모든 부문이 뒷걸음쳤다.

더구나 최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 등으로 중국 리스크(위험)가 커지고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정부나 한은이 기대하는 하반기 경기 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실현이 더 불투명해졌다.

금리를 서둘러 낮추기에는 가계부채와 환율, 물가 등이 문제다.

우선 기준금리 동결 기조 속에서도 가계부채가 빠르게 다시 불어나는데, 금리 인하로 기름을 부을 가능성이 있다.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줄었던 가계신용(빚) 잔액(1천862조8천억원)은 지난 2분기 9조5천억원 증가했다.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사상 초유의 2.0%p까지 커진 가운데 최근 환율도 9개월 만에 1,340원대에 올라섰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2.00%p(한국 3.50%·미국 5.25∼5.50%)로 유지됐으나, 미국의 추가 인상으로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3%)이 2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기저효과가 큰 만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불씨 역시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