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는 25일 전날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금융통화위원회 결과를 중립적으로 평가하며 한국의 금리 인하가 내년 2분기께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전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 지난 2·4·5·7월에 이어 다섯 번째 동결이었다.
이날 증권가는 대체로 8월 금통위 기조가 매파(통화긴축 선호)도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도 아닌 '중립'으로 평가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향후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은 만큼 중립적인 수준이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가계부채 증가에 향후 거시적 대응책을 활용할 가능성을 열어뒀고, 여전히 기준금리를 연 3.75%까지 열어두는 위원이 6명 전원이라고 언급한 건 매파적 스탠스"라면서도 "통화정책방향문을 통해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며 비둘기적 면모도 있었다고 봤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기자회견 내용은 매파적인 부분과 비둘기파적인 부분이 모두 있었다"며 전날 금통위 기조를 중립으로 해석했다.
그는 '금융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 등을 매파적 측면의 예시로 들었지만 "한국의 실질금리가 미국을 제외하면 어느 선진국보다도 높다는 언급은 비둘기파적"이라고 읽었다.
비둘기에 보다 가까운 중립으로 해석한 의견도 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대로 이번 금통위는 7월보다 긴축 기조를 더 강화하지 않았고 오히려 향후 긴축 기조 조정 가능성도 일부 감지됐다"고 봤다.
그는 "이 총재가 경기 전망이 조금씩 하향 조정되면서 정책의 무게중심이 성장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크게 부인하지 않았고, 성장 하강을 감수해서라도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기존 의지와도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금리 인하 시작 시점은 대략 내년 2분기가 될 거란 관측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금융 안정이 경기보다 선순위이고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총재가 된 이유라고 의지를 강조한 건 인하 전환 시점의 지연을 암시하는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 최초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연간 인하 폭도 두 차례에 걸쳐 50bp(1bp=0.01%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당국의 경기 판단이나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 방식이 지금과 같다면 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면서 "긴축적 환경을 유지하며 당분간 물가 안정을 좀 더 도모하고자 국내 기준금리는 상당 기간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내년 2분기 인하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