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 공원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죽게 만든 최윤종(30)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전북 전주시 하천변 산책로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5일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A씨(47)는 23일 0시경 전주시 완산구 삼천변 인근에서 산책 중이던 30대 여성 B씨를 풀숲으로 끌고 가 성폭행을 시도해 강간미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사건 현장에는 신림동 등산로와 마찬가지로 CCTV가 없었습니다. 또 어른키 만한 수풀이 무성해, 인근 주민들은 밤에 지나가기에는 무섭고 조명 설치가 필요하다고도 했습니다.
A씨의 범행은 맞은 편 건물 CCTV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영상에는 A씨가 10m 정도 뒤에서 B씨를 따라가다가 갑자기 덮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A씨는 B씨의 목덜미를 붙잡고 산책로 옆 풀숲으로 끌고갔지만, B씨가 강하게 저항하며 풀숲을 빠져나와 바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추가 범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A씨는 야산 산책로와 골목길을 이용해 도주했고, 경찰은 사건 발생 14시간 만인 23일 오후 2시쯤 A씨를 거주지에서 검거했습니다. A씨의 거주지는 사건 발생 장소에서 도보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집 근처로 운동하러 간 것 뿐이고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성폭행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심야에 여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범죄이며 목을 조르고 잡아끄는 행위 등을 신체 접촉으로 보고, 강간미수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신림동 등산로 성폭행 사건에 앞서 경찰은 잇따른 흉기난동 사건에 사상 처음으로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하고, 장갑차와 경찰특공대까지 동원해 범죄 예방에 나섰습니다.
특히 경찰은 7월21일 조선(33)이 신림역 부근에서 벌인 대낮 흉기난동 사건 이후 치안에 각별히 신경을 기울였는데, 대낮에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경찰청장에게 112 신고와 강력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 공원과 둘레길 등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 순찰을 대폭 강화하는 등 범죄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습니다.
또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제 통상적인 안전지대와 우범지대의 구분은 무의미해졌다"며 '범죄예방디자인'을 도입하고 특별TF팀을 가동하겠다고 했습니다.
범죄예방 디자인은 범죄자에게는 범죄 실행을 어렵게 만들고 주민은 거주 환경이 안전하다고 느끼도록 생활 시설을 설계하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범죄예방 디자인을 통해 되도록 감시 사각지대를 없애고 인공지능 CCTV를 최대한 많이 설치해, 범죄 욕구가 자제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오 시장은 "충동적인 묻지마 범죄의 이면에는 양극화, 혐오문화, 청년실업 등이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며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줄여나가는 정책도 지속적으로 펴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