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시총이 올 상반기 46% 늘었다. 다만 2021년말 대비로는 절반 수준이며, 가상자산 이용자도 감소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국내 시장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8조4000억원으로 2022년 말(19조4000억원) 대비 46%(9조원) 증가했다.
이는 전반적인 주요 가상자산 가격 상승, 투자심리 회복 등에 따른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개당 1만6547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말에는 81% 상승한 3만441달러까지 올랐고,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코인마켓캡 기준)도 1010조원에서 1540조원으로 53% 증가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그러나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 이전인 2021년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위축된 상태다.
6월 말 기준 시가총액(28조4000억원)은 2021년 말(5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48.6% 급감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글로벌 긴축정책 완화 기대감,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예상 등으로 상반기 가상자산 투자 심리가 회복됐다"면서도 "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규제 강화 등으로 거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상반기 26개 가상자산 거래소(거래업자)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2조9400억원) 대비 1.3%(400억원) 감소했다.
원화마켓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코인마켓 일평균 거래금액은 10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코인마켓 사업자 중 일평균 거래금액이 100만원 이하인 곳도 5개사로 집계됐다.
코인마켓 사업자 21곳 중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전혀 없었고, 18곳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이익은 2021년 하반기(1조6400억원)와 비교하면 86.2% 감소한 수준이다.
대기성 거래자금인 이용자 원화예치금은 6월 말 기준 4조원으로, 지난해 말(3조6000억원) 대비 11%(4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690만명에 달했던 가상자산 이용자 수는 올해 6월 기준 606만1632명으로 줄어들었다. 2022년 말(627만2676명)과 비교해서는 3% 감소한 수치다.
휴면계정이 증가하면서 등록 계정 수는 이용자 수보다 감소 폭이 더욱 컸다. 지난해 말 기준 1177만6115개에서 올해 6월 말 949만5013개로 19% 줄었다.
◆ '김치코인'이 183종…상장폐지·유의종목 지정도 늘어
금융위에 따르면 상장 가상자산 622종 중 366종은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다.
특히 이중 절반인 183종은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80% 이상)되는 국내산 가상자산인 이른바 '김치코인'이었다.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34%인 124개는 시가총액 1억원 이하 소규모 가상자산으로,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상장) 가상자산은 169건(중복 포함)으로 작년 하반기(74건) 대비 128% 급증했다.
원화마켓 신규 상장이 184% 늘어난 91건, 코인마켓은 86% 증가한 78건이었다.
반면 상반기 상장폐지된 가상자산 역시 작년 하반기(78건) 대비 47% 늘어난 115건(중복 포함)에 달했다.
프로젝트 위험(54%), 투자자 보호 위험(24%), 시장 위험(20%), 기술 위험(2%) 등의 사유가 제시됐다.
중복제거한 상장폐지 가상자산 88종 중 3분의 2인 66%(58종)는 1개 거래소에 단독상장된 가상자산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가상자산은 154건(중복 포함)으로 작년 하반기(109건) 대비 4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