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내신 평가가 전과목 5등급 상대평가로 변화될 지에 교육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교육부에 따르면, 당국은 고교학점제가 시작되는 2025년부터 고교 1·2·3학년 전 과목에 5등급 성취평가(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함께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5등급 상대평가 체제가 되는 셈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2021년 고교학점제 도입 계획을 발표하면서 1학년이 주로 배우는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를 하고, 2·3학년이 주로 배우는 선택과목은 5등급 절대평가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1학년만 상대평가를 할 경우 고1 학생들 사이에서 내신 경쟁과 사교육이 과열되고, 고2·3은 '내신 부풀리기' 때문에 대입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교육부는 전 학년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상위 4%만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현행 내신 평가제도가 학생 수 감소 속에서 과도한 경쟁을 부추긴다고 보고, 이 또한 개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교 내신 평가체제는 전 과목 5등급 상대평가로 일원화하고, 1등급은 기존 4%에서 2025학년도부터 10%로 늘어난다.
또한 교육부는 고교 내신에서 암기 위주의 오지선다형 평가 대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기를 수 있도록 논·서술형 평가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내신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신뢰를 높이고자 과목별 성취 수준을 표준화하고, 모든 교사가 전문적인 평가역량을 갖추도록 연수 등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계에서는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 내신 부풀리기 등이 해소될 것"이라면서도 "이공계 학생들이 응시하던 미적분, 기하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변별력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내신도 대학으로서는 변별력이 약화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듣는다는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와 달리 수능의 영향력이 여전히 크고 입시경쟁이 치열해 고교 수업이 악영향을 받는다며 "고질적인 경쟁교육 폐단을 극복할 대책부터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11월20일 예정된 대국민 공청회 등을 거친 뒤,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개편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