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통신사인 KT가 대기권까지 암호키를 전송할 수 있는 무선 양자 암호통신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한다.
KT는 서울 KT 융합기술원에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암호통신 기술의 국산화 목표와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이영욱 KT 상무는 행사에서 "우방국 간 도청이 일반적인 시대고, 외산 장비에는 백도어가 설치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전했다.
백도어란 정보를 빼돌리기 위해 제작자 측에서 프로그램 속에 설치해 둔 일종의 도청장치로 볼 수 있다.
KT는 글로벌 정보통신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양자 암호통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자 암호통신은 양자역학을 토대로 하는 차세대 보안 시스템으로, 해킹이나 도청 등의 공격으로부터 안전한 통신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양자 암호통신은 크게 물리적인 키 분배 장치를 설치하고 운용하는 양자키 분배 기술과 수학적 난제를 이용한 '양자 내성 암호'(PQC)로 나뉜다.
이 중 양자키 분배 기술은 높은 보안 수준을 자랑하지만, 구간마다 하드웨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KT는 2018년부터 양자 암호키를 레이저빔 형태로 공간에 뿌리는 무선 양자키 분배 기술을 개발 중이다.
KT는 현재 송수신 장치를 반자동으로 두면서 초정밀 지향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제주시에 있는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 300m 구간에 무선 양자 암호통신 인프라를 시범 구축한 바 있다.
이어 최근에는 경기 가평군에 있는 청평호 왕복 2㎞ 구간에서 양자 신호를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행사에서 KT는 “전자기파를 구성하는 광자를 단순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후처리 과정까지 이뤄내야 하나의 암호 전달체계가 완성되며, 이 과정을 국내 최초로 구현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내년에는 지상 10㎞까지 양자 암호키 전송 범위를 늘리고, 저궤도 인공위성에서도 양자 암호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라는 목표를 공유했다.
대기권 밖의 인공위성 양자 암호통신이 중요한 이유는 일단 대기권만 벗어나면 진공 상태가 되어 빛이 방해받지 않기에 암호통신이 비교적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대기층 두께인 10㎞는 양자 암호통신 상용화를 위해 도달해야 하는 지점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오스트리아가 지상 143㎞ 구간 무선 양자 암호통신에 성공했고, 중국은 유·무선을 더해 4천600㎞ 구간에서 양자 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KT는 향후 국내 기업과 함께 핵심 기술을 개발하고, 도심항공교통(UAM)이나 드론 등 이동체에 대한 보안 통신 관련 기술 적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