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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국제 표준 앞둔 반려동물 비문 인식 기술, 발전 방향은?

정부가 반려동물 등록제를 시행한 지난 2014년 이후 반려동물의 정보를 기록해 유기나 유실을 방지하는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반려동물 등록은 목줄과 같은 외부 부착물로 시작했으나 현재는 대부분 내장형 칩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데, 최근에는 내장형 칩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기술이 떠오르고 있다.

이에 반려동물을 인식·관리하는 기술의 현황과 향후 기술 및 제도의 발전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았다.

▲반려동물 등록제의 발전과 문제점

반려동물의 의무 등록제가 시행된 것은 지난 2014년부터이다.

동물의 유기나 유실을 막는다는 이유로 시행된 의무 등록제는 처음엔 동물의 등록번호와 소유자의 인적사항 등을 수기로 기록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반려동물 등록 홍보 포스터
반려동물 등록 홍보 포스터 [농립축산식품부 제공]

해당 정보가 적인 목줄이나 꼬리표 등의 식별장치를 동물에게 부착해 유기·유실이 일어났을 때 보호소에서 해당 정보를 통해 주인을 찾는 시스템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식별장치는 점차 목이나 가슴에 다는 외장형에서 몸속에 삽입하는 내장형으로 발전했다. 

내장형이 등장한 이후에도 경제성이나 편리함의 측면에서는 여전히 외장형이 강점이 있었으나, 파손 및 분실 등의 위험에서 안전하기에 내장형의 사용 비율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지난 2020년 8월 외장형 인식표를 동물등록 방식에서 제외하면서 동물의 등록은 현재 내장형 칩으로만 가능하다.

다만 외출 시 인식표 부착 의무는 소멸하지 않았기에, 외출할 때는 내장형 칩으로 등록했더라도 인식표를 목이나 가슴에 부착시켜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제도의 문제점도 서서히 부상했다. 

먼저 현재 등록 대상으로 지정된 반려동물은 생후 2개월 이상의 ‘개’뿐이다.

반려동물의 종류가 고양이를 비롯한 여러 동물로 다양해지고 있는 지금, 동물등록제의 시행의미 자체가 퇴색되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주사를 통해 식별장치를 이식하는 방식을 사용하기에 등록을 꺼리는 견주도 많다,

최근 동물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편리성을 위한 내장칩 이식을 일종의 학대로 여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 반려동물 등록용 마이크로칩의 한계

현재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동물등록제가 의무화된 후 유실·유기되는 반려견은 2019년 10만 2,363마리에서 2020년 9만 5,261마리, 2021년 8만 4,723마리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전국의 반려견 등록 비율 통계는 여전히 상당수의 견주들이 내장칩 인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021년 발표한 ‘동물보호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반려견 517만 8614마리 중 반려동물 등록 수는 71.5%에 그쳤고, 시골 지역은 50%대까지 떨어졌다.

특히나 시골 지역의 등록 비율이 낮은 것은 동물병원과의 접근성 문제도 크다.

반려동물 및 주인의 정보가 담긴 식별장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반려동물 및 주인의 정보가 담긴 식별장치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내장칩 이식도 일종의 시술인 만큼 동물병원에서 진행되기에, 접근성 문제가 그대로 등록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또 내장칩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해친다는 소문을 들은 일부 견주는 등록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의 입장이다.

서울시 수의사회 관계자는 “보통 마이크로칩은 멸균 상태에서 삽입하며, 실제로 영국 수의사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마이크로칩 시술로 인한 부작용 발생률은 채 0.01%가 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반려동물에게 바늘을 찌른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견주도 상당수 존재하기에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다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떠오르는 비문 인식 기술, 마이크로칩 대체 가능할까

위처럼 내장형 마이크로칩의 문제점이 나타난 이후, 여러 스타트업에서 앞다투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왔다.

특히 그중에서도 조명을 받는 기술은 바로 비문 인식 기술이다.

비문 인식 기술이란 동물의 코주름을 통해 개체를 구별하는 방식으로, 동물의 코주름이 사람의 지문처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착안한 기술이다.

동물에게 별다른 조치를 할 필요 없이 개의 코 사진을 분석해 구별하기 때문에, 간편성이 높고 거부감이 적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비문 인식 기술의 입법화 및 전 세계의 동물등록제에 적용되도록 세계 최초 국제표준 개발을 추진 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파이리코의 생체 인식 기술 [파이리코 제공]
파이리코의 생체 인식 기술 [파이리코 제공]

반려동물 비문인식 솔루션 기업 파이리코는 자사가 개발한 '다중 바이오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기술'이 지난 9월 UN 산하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세계 최초로 비문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 식별 기술의 ‘국제 표준 사전채택(consent)’을 승인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사전채택된 표준 제도는 4주 간의 회원국 의견 수렴을 거쳐 정식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기회를 얻게 된다.

파이리코 관계자는 해당 기술에 대해 "지난 2020년부터 3년 간 한국 인터넷진흥원과 공동으로 개발했고, 마이크로칩과 같은 장비가 필요 없기에 편리성과 경제성 면에서 기존 방식을 대체

비문인식을 통한 개체식별 기술은 2020년 3월부터 3년 6개월간 한국인터넷진흥원과 공동으로 개발해 온 기술로 국제 표준을 근거로 이제까지 전세계 동물등록의 표준방식으로 활용되어 온 내장형 마이크로칩 체내 삽입 방식을 “비문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방식으로 대체∙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문 인식 기술의 국제 표준화 추진과 더불어 해당 기술의 펫 보험화를 위해 다양한 보험사와 논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리코는 현재 수도권에 있는 60여 개 펫숍에 비문인식 기술을 제공, 예방접종 내역과 건강검진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진단서를 발급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인증하는 안심입양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파이리코 관계자는 “비문인식 기술을 동물등록제라는 제도권에 안착시켜 현행되고 있는 내장형 칩과 동일하게 비문을 등록함으로써 국가동물등록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일의 목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