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미국 정부가 사양이 낮은 인공지능(AI) 칩과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등 일부 반도체 생산 장비가 중국에 수출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추가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통제를 내놓은 데 대해 국내 업계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 조치가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첨단 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추가 수출 통제는 AI 반도체 제조기업인 엔비디아가 사양을 조금 낮춰 중국에 계속 AI 칩을 공급하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부는 이어 "반도체 장비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VEU(검증된 최종 사용자) 승인을 획득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된다"며 "미국 측 수출 통제 강화 조치를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미국과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안정 관련 협력을 긴밀히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도 이번 조치가 전반적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도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다고 밝힌 만큼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은 (중국을 제외하고) 제한적"이라며 "다만 이 같은 조치가 이어지며 시장이 다소 위축될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17일(현지시간) 작년 10월 발표된 대중 수출 통제 조치 때 규정한 것보다 사양이 낮은 AI 칩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DUV 노광장비 등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대중 수출 통제 강화안을 발표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견제하기 위해 작년 10월 7일 미국 기업이 중국에 일정 기술 수준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를 발표했다.
한미 정부 간 협의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은 미국 수출 통제의 예외 대상인 VEU로 최근 지정돼 기한 없이 첨단 초미세 공정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뺀 대부분 장비를 반입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