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해외 단체여행 비용의 증가 폭이 13년여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사태 이후 외국도 물가 상승으로 숙박비가 올랐고 유류할증료 상승과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항공권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국내 여행사들도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소규모 안전여행인 프리미엄 상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단체여행비 소비자물가지수는 118.4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9% 올랐다.
이는 2010년 9월(17.6%) 이후 13년 1개월 만에 최고다.
해외단체여행비 물가 상승률은 8월 5.7%에서 9월 12.6%로 상승 폭이 커진 데 이어 지난달에는 15% 선을 넘어섰다.
이처럼 해외 단체여행 부담이 커진 것은 해외 패키지여행 상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권과 숙박비 부담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외국에서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전세버스 기사 등의 인건비와 숙박비, 식사비 등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또 코로나19 이후 항공 노선이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어서 해외여행 수요에 비해 항공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과거와 같은 저가 할인 티켓을 찾기도 쉽지 않다. 최근에는 국제유가 강세로 유류할증료도 올랐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해외 패키지여행의 항공과 숙박 비용이 코로나19 이전보다 30% 정도는 오른 것 같다"며 "이에 맞춰 여행 상품 가격도 전반적으로 그에 준하는 수준으로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미주와 서유럽 지역의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현지에서 전세버스 기사를 구하기 쉽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런 경우 비용 자체가 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여행 상품 구조가 변한 측면도 있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비용이 저렴한 대신 쇼핑 장소를 여러 차례 방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비용이 좀 더 들어도 소규모로 움직이고 쇼핑 장소를 찾지 않는 '노쇼핑' 상품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올해 1∼10월 전체 예약 건수 중 프리미엄 상품 비중이 13.24%로 프리미엄 상품 예약 건수는 작년 동기보다 472% 늘었다"고 소개했다.
올해 9월 해외로 나간 관광객 수는 201만7천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25.4% 늘었고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98% 수준까지 회복했다.
지난달 국내단체여행비 물가 상승률은 -3.4%로 오히려 지난해 같은 달보다 떨어졌다.
이 수치는 지난 6월부터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국내여행 비용 부담이 대폭 커진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에는 국내단체여행비 물가 상승률이 26.0%에 달했다.
또 정부가 국내여행 활성화를 위해 지난 5월 말부터 전국 숙박시설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숙박 세일 페스타'를 대대적으로 전개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