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번주 뉴욕증시] CPI,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주시

이번 주(13일~17일) 뉴욕증시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가능성 등에 대한 경계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3대 지수는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65% 오르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31%, 2.37% 상승했다. 주간 상승률은 직전주의 5%~6%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됐다.

10월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던 지수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S&P500지수는 지난 수요일까지 8거래일 연속 올라 2년 만에 가장 오랫동안 오름세를 보였다.

그동안 주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시장이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 초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면 내년 여름에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AFP/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지난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러한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파월 의장은 아직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제약적인지 확신하지 못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조기 금리 인하를 점쳤던 시장은 일단 파월의 제동에 한 박자 쉬어가는 모습이지만, 이번 주 나오는 인플레이션이 또다시 예상치를 밑돈다면 금리 인하 기대가 다시 강화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4일 나오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달보다 0.1%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0.4%와 3.7%에서 모두 둔화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근원 CPI는 전달보다 0.3%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모두 직전 달과 같다.

3.3%는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는 높지만, 예상대로 3%대 초반으로 물가상승률이 완화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전망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근원 CPI는 여전히 4%대로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준의 관망세는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준은 섣부른 승리 선언을 했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올라 이를 통제하지 못할 위험을 차단하려 애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소비자들의 1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전달의 4.2%에 올라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면 이는 국채금리의 하락 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5% 수준에서 4.6% 수준까지 빠르게 떨어졌으며, 이는 주식 랠리를 이끌었다. 최근 들어 하락세가 주춤해지긴 했으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셧다운 위험이 재부각되면 금리가 재차 빠르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준의 관망세를 키우는 위험 요소 중 하나는 연말 정치적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는 것이다.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처리 시한이었던 지난 9월 30일을 앞두고 여야 간 벼랑 끝 대치 끝에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하기 위한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킨 바 있다. 당시 임시 예산안의 시한은 오는 17일이다. 의회는 17일 이전에 다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그러나 지난달 취임한 공화당 소속 강경 보수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과 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디스는 지난 10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는 신용등급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무디스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결국 정치권 대치로 셧다운이 발생하면, 무디스의 미국 신용 등급 강등 위험도 커질 수 있으며 이는 시장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주에는 소매판매도 나온다. 미국 경제를 강하게 떠받쳐온 소비가 10월에는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1% 감소해 전달의 0.7% 증가에서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소비의 둔화는 고용과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이번 주 발표되는 홈디포, 타깃, 월마트, TJX 등 소매업체들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통해서도 미국의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