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차세대 이동통신 6G 개발을 국책과제로 삼아 국내 36개 기관과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또 오는 2025년에는 서울에서 국제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3GPP)의 6G 기술 워크숍이 개최될 예정이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많다는 분위기이다.
이에 초연결 네트워크로 불리는 6G 통신망의 현재 개발 현황과 기대·한계점, 정부의 향후 목표에 대해 조사해 보았다.
▲ 세계전파통신회의, 한국이 제안한 6G 통신 대역폭 채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차세대 이동통신 6G의 후보 주파수 발굴을 위한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 우리나라가 제안한 3개 6G 후보대역이 최종 채택됐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정부는 6G 주파수가 최종 결정되는 2027년까지 6G 기술 개발 및 표준화 논의를 주도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WRC-2023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번 달 15일까지 두바이에서 이루어졌으며, 당시 우리나라가 제안한 후보 대역폭은 4.4㎓ ~ 15.35㎓(기가헤르츠) 대역이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2027년 열릴 차기 WRC에서 6G 표준을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WRC는 세계 각국 주파수 분배와 전파통신 분야 중요 사항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3~4년마다 개최한다.
또 이번 회의에서 WRC가 고도 400km~600km의 저궤도 위성을 항공교통 관제용 주파수와 연결짓기로 하면서 항공기 내에서도 초고속 인터넷이 사용 가능할 전망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항공·선박 위성통신은 고도 3만 6000km의 정지궤도 위성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통신 품질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 6G 개발 시기상조? 현 5G도 한계점 있는데
정부는 통신기업과 연합하여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앞장서고 있으나, 기존 사용 중인 5G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아직 6G 개발은 시기상조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5G의 한계점으로 지목되는 부분 중 가장 큰 문제점은 단연 5G의 대역폭이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는 SKT, KT, LGU+ 통신 3사에 총 33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유는 통신 3사가 실제 고객이 체험할 수 있는 5G 속도를 과장해서 광고했다는 이유였다.
원래 5G 개발 당시 목표이면서 통신사가 광고했던 속도는 20Gbps(기가비피에스)로, 기존 LTE 통신망보다 20배 빠른 초당 2.5GB(기가바이트) 전송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통신사는 해당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28Ghz(기가헤르츠) 기지국을 거의 구축하지 않았고,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속도는 광고의 절반도 못 미치는 3.78Gbps~6.97Gbps였다.
이에 정부가 최종적으로 통신 3사의 28Ghz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면서 현재 국내 5G 사용자는 아무도 기술적인 최고 속력 통신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현재 사용되고 있는 5G 통신은 28Ghz가 아닌 3.5Ghz 대역이다.
또 최근에는 많이 해소되었으나, 5G 통신 초창기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다수 등장한 바 있다.
앞서 기지국을 거의 구축하지 않았던 28Ghz 주파수보다 3.5Ghz 주파수 기지국은 상대적으로 다수 존재했으나, 5G가 처음 상용화된 지난 2019년 4월부터 일부 지역 및 실내장소 등에서 5G가 터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역시 기지국을 충분히 밀집 건설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5G에 가입하고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는 시간이 지나 기지국 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대부분 해소되었으나, 6G 도입 과정에 있어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의 분위기도 나온다.
한국통신학회 관계자는 “이전 5G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더불어 B2B 서비스 등 나머지 분야에서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킬러 콘텐츠와 같은 문화적 우위를 확보하면 통신 경쟁의 피해가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고도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
킬러 콘텐츠란 서비스나 정보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만큼 탁월하거나 독점적으로 차별화되어 있어 대체 불가능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 6G 상용화, 정부의 구체적 방안은?
정부는 지난 11월 ‘6G 글로벌 2023’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6G 연구개발(R&D)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총 4400억 원을 투자해 무선통신 및 모바일코어·시스템·유선네트워크·표준화의 5대 분야의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6G R&D 추진전략’을 공개하며 디지털 혁신의 핵심 인프라인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행사 당시 해당 정책이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네트워크 주도권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뒤처지지 않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관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약 185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25년에는 약 220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먼저 정부는 현재 사용 중인 3.5Ghz 주파수의 송·수신 용량 한계와 28Ghz 주파수의 커버리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7Ghz ~ 24Ghz 사이의 ‘어퍼미드’ 대역 기술을 개발한다.
미드대역이라 불리는 3.5Ghz은 기지국 간 거리가 여유롭지만 속도가 LTE의 2배~5배 수준으로 낮고, 28Ghz는 속도가 빠른 대신 더 촘촘하고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어퍼미드는 대역은 앞선 두 대역의 중간 지점으로써 빠른 속도와 넓은 커버리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주파수이다.
이어 6G 네트워크 구축 후에도 자율적으로 네트워크를 관리해 통신 먹통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서비스 품질을 보장하는 AI 기반 네트워크 기술도 개발할 예정이다.
한편 6G 무선통신 네트워크 발전과 동시에 유선 통신망 개선에도 대규모 투자가 들어갈 예정인데, 이는 결국 기지국 내부에서는 최종적으로 유선망을 통해 처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통신 3사는 안테나와 기지국 사이를 연결하는 구간인 ‘프론트홀’과 기지국과 모바일코어를 연결하는 구간인 ‘백홀’ 전달망 확대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SKT가 ‘프론트홀 고속 전송 가용 파장 확대 기술’을 개발해 25Gbps 급 전송속도를 사용할 수 있는 대역폭으로 교체한 바 있다.
SKT 관계자는 “당시 개발한 광트랜시버는 데이터 분산 전송 기술을 통해 신호 품질 저하를 억제했고, 해당 기술을 통해 향후 6G 시대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