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학연구원 이성균·김홍기 박사 연구팀이 최근 인체 내 만성 염증 환자의 염증 분석 및 치료제 효능 평가에 사용할 수 있는 신규 생체모사 장기 칩(Organ-on-a-chip)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장기 칩이란 다양한 인체 세포들을 동전 크기의 미세 칩 3차원 환경에서 배양해 복잡한 인체 장기를 따라 할 수 있게 하는 체외 플랫폼 기술이다.
장기를 복제하기 위해서는 본래 복잡한 반도체 공정이 필요했으나, 연구팀은 정밀 3D 프린팅을 통해 장기 칩을 새롭게 설계·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칩은 내부 구획을 나누는 ‘채널’과 ‘채널’ 사이의 물리적 장벽이 없게 만들어졌기에 세포 이동을 관찰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해당 장기 칩에 만성 폐쇄성 폐 질환 환자 혈장을 주입하자 백혈구가 혈관 벽을 뚫고 염증 부위로 이동하는 과정을 자세히 조사할 수 있게 됐다.
기존의 상용 장기 칩은 백혈구 이동을 유도하거나 대략적인 이동 경로를 관찰하는 수준이었지만, 이번 장기 칩은 백혈구의 이동 수량과 거리를 정교하게 비교하고 염증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곧 하나의 칩에서 대조군과 실험군을 나누어 동시에 약효의 차이를 관측할 수 있게 된다는 뜻으로, 약효의 비교 평가에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새로운 생체모사 장기 칩을 통해 환자의 염증 수준 분석과 더불어 신약의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혁신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화학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로 관련 기업과의 적극적 협업을 통해 인체 질환 모사 장기 칩 기술과 이를 이용한 약물성 평가 관련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상용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식품의약청(FDA)이 지난해 법 개정을 통해 동물실험 자료 없이도 의약품 허가 신청을 가능하게 하면서 생체모사 장기 칩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