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2~26일) 뉴욕증시는 직전 주의 강세 흐름을 이어가며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800선을 넘어서며 2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지난 한 주간 2% 이상 오르며 1만5000대에 안착했다.
인공지능(AI) 기대 속 주식시장의 강세 심리가 살아난 모습이다.
특히 뉴욕증시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의 주가가 날아올랐다.
지난주 엔비디아, 메타 플랫폼스의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단 13거래일 동안 엔비디아의 주가는 20% 올랐다. 메타 플랫폼스의 주가는 올해 들어 8% 가까이 상승했다. 올해 주가가 6% 이상 오른 마이크로소프트는 애플의 시가총액을 따라잡으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됐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A주와 아마존의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4%, 2% 이상 올랐다.
애플은 연초부터 연이어 악재가 터지며 주가가 급락했지만, 최근 월가로부터 주가 조정이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등했다. 다만, 주요 기술주 중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15% 가까이 급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연초 잠깐 주춤했던 증시의 강세 흐름이 살아난 만큼 당분간 증시의 훈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P500지수는 지난 2022년 10월 기록했던 저점에 비해 이미 38%가량 레벨을 높인 상태다.
지수가 저점 대비 20% 이상 상승한 동시에 신고점을 기록하면서 뉴욕증시의 추세적 강세장이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점 인식에 따라 지수가 약간의 조정을 겪을 수 있지만, 증시가 강세장인 만큼 조정은 단기에 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S&P500지수가 중요한 저항선인 4,800을 뚫은 만큼 증시는 기술적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월가 투자은행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분석가인 아리 왈드는 과거 주가가 신고점을 경신했을 당시 주가는 3~12개월 이후 특히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뉴욕증시가 채권 금리의 상승에도 올랐다는 점은 시장의 강한 상승 추진력을 드러낸다.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지난주 한때 4.2%에 근접한 수준으로 올랐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채권 금리의 상승에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10년물 채권 금리가 특정 수준을 넘어서면 증시의 위험 선호 심리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더 늦게 올 수 있다는 시장의 인식 속 채권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올해 약 5~6회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가운데 다수의 연준 인사들은 예상보다 금리 인하 시점이 미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의 올해 첫 금리 인하가 3분기쯤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또한 금리 인하가 곧 다가올 것이라는 생각은 시기상조라고 경고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도 금리 인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 인플레이션 지표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이번 주 연준 주요 인사들은 공개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진입한다.
이번 주에는 미국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발표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작년 12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월치였던 0.1% 상승보다 물가 상승률이 가팔라지는 셈이다. 다만, 12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동기대비로는 3% 오르는 데 그치며 전월 수치인 3.2%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안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이 다시 튀어 오를 경우 이는 증시 강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작년 4분기 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다. WSJ에 따르면 4분기 성장률은 1.7%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3분기 성장률인 4.9%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미국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경제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증폭할 수 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이 빠른 금리 인하를 위해 경제가 어느 정도 둔화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변수로 꼽힌다.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대체로 견조했던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경제 지표 호조가 시장의 악재로 작용하는 '굿 뉴스 이즈 배드 뉴스(good news is bad news)'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제가 강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외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경기선행지표, 구매관리자지수(PMI) 지표 등도 발표된다.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 미국 대형 통신사 버라이즌과 AT&T, 소비재 기업 존슨앤존슨(J&J),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실적이 발표된다.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와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등 항공사들의 실적 발표도 예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