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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애플, 애플카 출시 재연기…자율주행차 상용화 장벽은?

애플이 자율주행 차량 ‘애플카’의 개발 기간을 2026년에서 2028년으로 늘렸으며 자율주행 능력도 레벨 4에서 레벨 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처럼 자율주행차 시대가 늦춰지는 데는 기술적인 한계와 인프라 등의 문제로 자율주행차 시대가 늦춰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자율주행 자동차의 상용화를 가로막는 장벽은 무엇인지 정리했다. <편집자 주>

▲ 애플, 애플카 출시 시점 늦춘 이유는?

애플이 야심차게 준비했던 애플카의 출시 시점을 약 2년 더 늦춘 2028년으로 전망했다.

이어 고도의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다는 당초의 계획도 틀어지면서 상용화가 비교적 쉽고 단가가 낮은 레벨 2단계의 주행 기술을 탑재하기로 했다.

원래 애플은 대부분 상황에서 운전을 완전히 자동화하는 '레벨4' 기술의 탑재를 목표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실현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고속도로에서 핸들 조작을 지원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운전자가 주체가 되는 '레벨2 플러스'를 탑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는 현재 테슬라가 서비스하는 자율주행 차와 같은 수준의 레벨로 사실상 발전이 없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애플이 완전한 자율 주행을 꿈꾸었던 '애플카' 상상도 [애플 제공]
애플이 완전한 자율 주행을 꿈꾸었던 '애플카' 상상도 [애플 제공]

애플은 이러한 결정 이유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나, 산업계에서는 기술적인 한계와 더불어 인프라 확충 비용 압박 등이 있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이 레벨4에서 레벨5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 구현이 늦어지는 이유로 드는 우선 막대한 비용을 꼽았다.

완전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서는 자동차 외에도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도로 시설이 필요하며, 막대한 양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는 광대역 네트워크가 촘촘히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에 드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인 애플에게도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기술 개발 자체에도 큰 자금이 필요한데, 지난 2021년에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관계사 웨이모가 3조 6천억 원의 자금 투자를 받은 뒤 추가로 또 2조 8천억 원의 추가 투자원을 모집한 바 있다.

이외에도 택시운전사 등 기존 차량을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산업 분야와의 갈등 문제도 대두될 가능성이 있다.

완성차 노동자의 반발이나 자동차 제조사의 매출 감소 가능성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는 물론 개발 과정에서의 반대 여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자율주행 자동차 상용화 아직은 '첩첩산중'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가 상황화되려면 기술적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비용 문제로 널리 안착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새로운 기술의 개발에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만큼, 상용화 초창기에 높은 사용료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기존 자율주행 자동차가 완전한 자율주행이 아니라 일부 구간의 제한적인 운전을 보조해주는 프로그램을 탑재했음에도 가격적인 측면에서 비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가 자율주행 레벨 3 기능이라고 밝힌 ‘풀 셀프 드라이빙(FSD)’ 옵션의 경우, 옵션 설치에 약 1580만 원의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는 두 차례 가격 인상 이후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이 제기되자 가격을 인하한 상품으로, 지난 2023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해당 상품의 가격은 약 2000만 원에 육박했다.

또 테슬라가 최근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모델 3와 모델 Y 등 여러 전기차 가격을 출혈을 감수하면서 내리고 있기에, 자율주행 옵션 가격 역시 현실적인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제동이 걸리면서 최근에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 전용 차로 구축도 논의되고 있다.

완전한 자율주행 차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니, 비교적 낮은 단계의 자율주행 차라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스마트 차로를 구축하는 방법이다.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겠지만, 구축만 할 수 있다면 비교적 빨리 자율주행 자동차 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전용 차로 구축을 위해 와이파이를 비롯한 통신 인프라와 라이다, 카메라 등의 시설이 필요하며, 이 때문에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한 대표적인 자율주행 인프라로 여겨지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지난 2019년부터 자율주행 차선 도입 등의 실험을 위한 ‘자율주행 실험도시(K-시티)의 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며, 연구 초점은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기존 도로 및 주차, 주유 공간을 어떻게 바꿀지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 자동차가 도로에서 일반 차량의 운행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실제 보급이 진행되면 안전과 소통 효율 면에서 전용차로를 두어 분리하는 것이 합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의 주행 모습 [테슬라 제공]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 FSD의 주행 모습 [테슬라 제공]

▲ 자율주행차 준비율 1위 미국…우리나라는?

지난 2022년 영국 자동차 데이터 분석기관 ‘컨퓨즈드닷컴’은 자율주행 차량 운용을 위한 각국의 준비율을 조사해 상위 30개국을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비교는 정책이나 입법과 같은 제도적 준비에서부터 관련 기업이나 특허의 수, 전기차 관련 충전 인프라, 도로 품질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10점 만점에 8.62점을 기록한 미국이 1위였으며 우리나라는 16위에 그쳤다. 자율주행 특허 출원에서는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정책과 전기차 인프라 부문에서 미흡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이후 전기차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면서 지난 2023년 기준으로는 전기차 등록 수 대비 충전소 비율을 50%까지 늘린 바 있다.

가장 빠르게 자율주행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는 국가는 미국이다. 50개가 넘는 자율주행 기업 본사와 12억 개에 달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부터는 캘리포니아주에서 24시간 무인으로 운행되는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하며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자율주행 택시와 같은 상용화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대학 내 특정 구간을 왕복하는 무인 버스와 같은 형태로 시범 운용 중이다.

인명사고로 인해 운행이 일시 중단된 GM사의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연합뉴스 제공]
인명사고로 인해 운행이 일시 중단된 GM사의 자율주행 택시 '크루즈' [연합뉴스 제공]

▲자율주행차량 상용화 걸림돌은?

현재 자율주행 차량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프로그램의 정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도로 상황을 완전히 대처하기에는 아직 자율주행 기술이 충분한 통신망과 소프트웨어를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현재 자율주행 차가 일반적인 도로에서 운행을 위해 한 시간에 생성하는 데이터는 약 4TB(테라바이트)로, 2GB(기가바이트) 용량 2시간 영화 2000편에 해당하는 규모다.

게다가 이러한 대규모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사고로 직결될 수 있어 정밀한 프로그램과 대규모의 통신망 구축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자동차 업계에서는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 전국적인 대규모 통신망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근 연구되는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는 자신과 주변 차량에서 발생하는 주행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무선 통신기술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산주행시험장에서 5G 초고속 통신망을 설치하고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