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美, 기준금리 5.25~5.50% 동결…파월 "인플레 하락 증거 더 필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1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연준은 올해 들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보도자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1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제롬 파월 의장은 미국 중앙은행이 올해 통화정책 완화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3월 금리 인하가 '기본 사례'가 아니라며 연준이 이르면 3월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추측을 잠재우려 했다.

최근 몇 달 동안의 인플레이션 하락은 연준이 올봄 다음 회의에서 2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금리 인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시장의 베팅을 부추겼다.

그러나 연준 의장은 중앙 은행이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낮다는 더 큰 자신감이 여전히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3월 회의 때까지는 우리가 어느 정도의 자신감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라고 말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31일 회의 직후 회견에서 이같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 경제와 노동 시장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예측한 것보다 더 강세를 보이며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만연한 인플레이션을 막으려는 연준의 긴축기조가 결국 경기 침체와 일자리 감소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있다.

이러한 회복세와 최근 몇 달 동안의 꾸준한 인플레이션 하락은 연준이 세계 최대 경제의 연착륙에 가까워졌다는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파월 의장은 양호한 경제적 배경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증거가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승리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는 예측가들을 놀라게 했지만,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적절한 경우 연방 기금 금리의 현재 목표 범위를 더 오래 유지할 준비가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파월의 발언 이후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고, S&P 500 지수는 1.6%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 지수는 2.2% 하락하며 3개월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선물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줄였고, 연준이 성명을 발표하기 전 60%였던 금리 인하 확률은 파월의 발언 이후 37%로 떨어졌다.

연준 파월 의장
[AFP/연합뉴스 제공]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에 심각한 균열이 생기지 않는 한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라며 "강력한 성장과 강력한 노동 시장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적절히 억제할 수 있는 사치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중앙은행의 주의를 강조했지만, 위원회 성명서의 문구가 바뀌면서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사라졌다고 FT는 해석했다.

파월 의장은 "위원회는 고용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대한 위험이 더 나은 균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산탄데르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스탠리는 연준의 성명을 "인상 편향을 없애면서도 아직 완화에 가깝지 않다고 덧붙이는 것 사이의 좋은 균형"이라고 설명했다.

수요일 FOMC의 금리 동결 결정은 최근 몇 주 동안 연준이 올해 예상했던 75bp 인하를 언제 시작할지에 더 집중해 온 트레이더들이 예상했던 것이다.

이번 연준의 결정은 수요일에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임금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근로자들은 9월까지 12개월 동안 4.4%에서 4.2%의 급여를 추가로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4.2%라는 수치는 최근 소비자 물가지수 및 개인 소비지출로 측정한 인플레이션 수치인 각각 3.4%와 2.9%보다 높은 수치다.

고용 비용 지수는 또한 9월과 12월 사이에 급여가 전 분기 대비 1.1% 상승한 것에 비해 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여전히 좋은 노동 시장이지만 균형을 되찾고 있다"라며 최근 수치가 낮은 실업률이 연준의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덜 위협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고용 비용 지수에 나타난 임금 상승률 둔화는 노동 시장 여건 완화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최신 데이터는 연준 관리들이 2%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