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1심 무죄로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게 됐다. 이 회장은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 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부터 9년째 겪고 있는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어낸 상황이 됐다. 이에 따라 삼성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에도 시동을 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직후인 2021년 8월 향후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초대형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이 같은 기대가 나오는 것이다.
그간 삼성은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인공지능(AI) 등의 분야에서 별다른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왔다. 삼성의 대형 M&A는 지난 2017년 9조원을 투자한 미국 전장업체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이 회장은 그간 일주일에 1-2번씩 재판에 출석하느라 해외 출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 부회장은 작년 5월 다녀온 22일간의 미국 출장이 2014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최장 해외 출장이었다.
만약 검찰이 항소하지 않는다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는 해소되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판결로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면 이 회장이 전 세계를 다니며 네트워크를 낳고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