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대형 전기 추진선 시장 선점을 위해 미국 선급협회(ABS)와 맞손을 잡았다.
HD현대는 조선 부문 계열사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을 통해 ABS와 ‘선박용 고압 직류 송배전 시스템(MVDC) 선급 규정 및 연구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MVDC는 1.5kV(킬로볼트)에서 100kV 사이의 고압 전기를 직류 송전하는 기술로, 교류 송전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어 차세대 전력 공급방식으로 여겨진다.
특히 전기 사용량이 많은 대형 전기추진 선박에 MVDC를 적용하면 기존보다 약 20% 이상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선박용 MVDC의 국제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상용화에 한계점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HD현대는 ABS와의 협업을 통해 표준을 개발하고 정립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HD한국조선해양에서는 저압 직류 송배전 시스템(LVDC)를 적용한 국내 최초의 직류 하이브리드 전기 추진선 ‘울산 태화호’를 건조한 바 있다.
다만 울산 태화호는 2800t급의 중형 선박으로, 대형 전기 선박 상용화를 위한 중간단계로 볼 수 있다.
HD현대는 지난해 10월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MVDC와 대용량 연료전지 기반 전기추진시스템 기본설계 인증을 받은 것을 토대로 표준 제작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HD한국조선해양 권병훈 전동화센터장은 "무탄소 대형 선박과 차세대 전기추진 함정에는 MVDC 기술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ABS와의 협력으로 국제표준을 정립해 대형선 전기추진 시장을 선도하겠다"라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