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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이미 경험해 봤던 지프 '그랜드 체로키'..이번엔 PHEV로 타보니

기자 자신을 자동차 전문 기자라고 여기진 않으나 몇년간 자동차 담당 기자로 일해 오며 지프 차량들을 나름 많이 경험해 봤고 '그랜드 체로키' 또한 시승 경험이 이미 있었다. 지프 차량을 타볼 때 마다 이 브랜드가 주는 매력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 시승 차를 제공 받고 이후 차량 반납 때가 오면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차량들이 있는데 이번 '그랜드 체로키 4xe' 또한 그랬다. 이 같은 감정은 대중적인 차 보다는 대중차가 아닌 차량을 경험하게 될 때 더 갖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시승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었다. "지프에도 친환경차가 있구나"란 생각이 들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워낙 '오프로드' 인식이 강하게 드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유 차가 대부분일거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지프 브랜드라고 해도 시대의 흐름을 역행할 수 없고 지프도 그렇게 하고 있진 않다. 지프 브랜드는 한국에 친환경차를 들여왔고 시승차가 그런 차다. '2023 그랜드 체로키 4xe'가 국내에 선보인건 지난 2022년 12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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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차량을 받던 날, 강남파이낸스 지하에서 만난 시승차는 알고 있던 육중한 그 크기가 그대로 전해져 왔다. 강렬한 느낌의 세븐-슬롯 그릴은 지프 차량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헤드램프는 슬림한 형태로 돼 있고 그릴과 이어진 디자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크롬 도금을 적극 썼다. 지프 차 특유 사다리꼴 휠 아치가 보였고 휠의 크기에서 차급을 느낄 수 있다. 전면에서는 브랜드 정체성을 볼 수 있다면 후면에선 지프의 플래그십 SUV 다운 면모가 전해진다. 헤드램프 디자인과 동일하게 길게 늘린 형태의 점등된 헤드램프는 근사한 느낌을 준다.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운전석에 탑승하기 위해 도어 손잡이에 손을 넣으니 언락이 됐다. 1열 만이 아니라 2열 도어도 손잡이를 잡으면 락이 해제된다. 차량을 살펴보면 일반 내연기관 차가 아니라는 것을 레터링이나 이미지를 통해, 충전구를 통해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전후면에 보이는 'Jeep'와 측면의 'GRAND CHEROKEE' 레터링에서는 파란 빛이 감돌고 있었다. 후면 글라스에는 열선과 관련된 줄을 전기 코일 이미지로 해두고 있었다. 앞바퀴 휀더 윗부분에 충전구가 마련 돼 있었고 누르면 열린다.

차량을 볼 때 외관도 중요하겠으나, 이번 시승차를 시승하면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게 된건 지프의 PHEV 차량이기에 주행 부분이었다. 운전석 왼편 하단부에는 모드 선택을 할 수 있는 버튼 3가지(▲하이브리드 ▲전기 ▲e세이브)가 보이는데, 배터리 충전을 위해 주로 e세이브 모드를 선택했다. 해당 모드로 두고 운행 하게 되면 '원 패달 드라이빙' 환경이 된다. 회생 제동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편안한 주행 환경을 해칠 수도 있긴 하나, 계기판 오른편에 표기 되는 주행 가능 거리 수치가 점점 높아져 해당 모드 선택을 대부분 하게 됐다. 이 모드로 두게 되면, 주차장에서 저속 주행 시 엔진이 가동 되고, 파킹 상황에서도 동일한 상황이 나타난다. 이에 계기판 오른편 녹색 숫자 표시에서는 '89%'라는 높은 수치를 어럽지 않게 볼 수 있었고 그 밑에는 '32'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는 주행 가능 거리인 것으로 이해했다. 시승차는 충전 시 순수 전기로만 33km까지 주행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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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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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시승 기간 PHEV 차량이라고 해서 전기 모드에만 집중하며 시승을 했던건 아니었다. 270마력의 힘을 내며 토크가 40kg∙m이 넘는다는 것을 제원표에서 봤고(40.8kg∙m) 모터와의 합산 출력이 375마력이나 되기 때문에 가속감은 미드 사이즈 SUV 답지 않은 고속 주행감을 느끼게 해준다. 차량 크기는 제네시스 GV80과 비슷하며 기아 쏘렌토 보다는 10cm 더 길다. 롱 바디 차량도 이전에 타봤는데 이 차는 5미터 수치를 넘어간다. 가속 패달에 오른발은 얹고 차량을 좀 몰아붙여 봤다. 다른 차선의 차량들이 깜짝 놀랄만한 주행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와 이 차가 이렇게 달리는구나"란 생각이 들며 "대단한 차네"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잊은 기억이 되살아났다. 주행 모드를 주로 오토 모드로 설정해두고 운행했었는데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차체 높이를 알아서 낮추고 핸들링과 브레이킹 감각은 좀 더 묵직해지게 되며 고속 주행을 시작할 채비를 갖추게 된다. 확연하게 변화가 느껴진다. 도심의 짧은 내리막 지하 터널을 달릴 때 속도를 내니 차량이 순식간에 빠르게 치고 나갔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이 체급에서 이런 고속 주행감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에 놀랐다. 고속 주행에서 예상치 못한 놀라움을 느끼게 해줄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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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차고 조절이 다섯 단계로 되는데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조절을 해줬고 정차 상황에서 차고를 가장 높은 '오프로드2'까지 높여보기도 했는데 차량이 상승할 때는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이 들었다. 차량이 최대로 상승한 상태를 밖에서 보면 웃음이 나올 정도로 차량이 매우 높게 상승 돼 있었다. 시승 기간 중 영상을 찍다 잠시 쉬고 돌아오며 차량을 걸어오면서 보니, 무척 큰 타이어 크기가 인성적이었다. 시승차인 써밋 리저브(Summit Reserve) 트림에는 275/45R21 사이즈의 고성능 타이어인 피렐리의 피제로가 장착 돼 있는데, 고속에서 그립력이 좋고 제동 시 안정성이 좋은 타이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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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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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기자도 시승해 봤던 롱 바디 차량은 6인승이나, 이 차는 차량이 큼에도 불구하고 5인승이다. 시승 기간 동안 가족들을 태웠다. 아이는 전기차인지 물었는데, "휘발유차하고 전기차가 다 있는 차야"라고 대답해 줬다. 아이는 전기차에 대해 관심이 많은 터였다. 아이는 하늘이 보이는 파노라마 썬루프에도 관심이 있었고 이것을 열어 위를 보여주니, "와" 하면서 신기해 했고 기뻐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부모의 마음은 기쁠 수 밖에 없다. 1열 쪽만 창을 개방할 수 있고 살짝만 열고 싶다면 틸트 상태로 두면 된다. 2열 공간은 허리 각도를 한단계 뒤로 눕힐 수 있고 젖히면 장거리 이동 시 편안히 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다. 2열에도 통풍 시트 3단계가 마련 돼 있고 당연히 열선(3단계)도 있다. A타입과 C타입 포트가 각각 2개씩 준비 돼 있기도 하다. 바람량은 동일한 강도로 쐬야 하지만 온도 조절은 왼편과 오른편이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아이들은 뭐라도 만지려고 하기 때문에 온도 조절 장치를 2열에서 만지며 상황에 맞지 않는 온도로 조작 돼 버릴 수가 있는데 이것을 센터 디스플레이에서 락을 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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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야간이나, 주간에는 주차장에서 엠비언트 라이트가 켜지게 되면 이것에도 아이는 흥미를 보였다. 명칭을 모르니, '불켜지는 거'라고 표현했다.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을 점등해 보니, 전면 헤드램프 부분에서는 LED 형식으로 램프가 고급스럽게 점등됐다. 순차 점등은 아니었다. 후면 테일램프 부분도 LED였다. 실내등은 터치식은 아니나 고급감이 있었고 소리가 들려지는 형식은 아니다. 1·2열 모두 불빛이 환했다. 무드등도 마련 돼 있고 1열 시트백 하단부에서는 엠비언트 라이트 선택 색상 불빛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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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매킨토시 오디오는 서라운드 기능을 활성화하고 들으니 이전 스마트폰에서는 듣지 못했던 악기 소리가 들려져 왔다. 서라운드 기능은 소리를 풍성하게 들려주지만 이것이 싫다면 끄고 들어도 좋겠다. 19개의 스피커가 달린 해당 오디오는 싸구려 오디오와 다르긴 달랐다. 음악을 들으며 오디오 테스트를 하다 2열 시트를 접고 한번 누워봤다. 180cm인 기자가 누우니 당연히 넉넉했다. 2열 시트를 접는 방식은 수동식이다. 트렁크 안에는 템포러리 타이어가 구비 돼 있고 차징 케이블도 트렁크 하단부를 들어올리면 밑에 마련 돼 있다. 트렁크 쪽 벽에는 서브 우퍼가 보인다.

PHEV 차량이라 충전구는 있지만 전기차 처럼 꼭 충전을 할 필요는 없다. 모터 외에 엔진이 내연기관 차량처럼 이미 구동해 주기 때문에 충전 스트레스가 없다는 것이 PHEV 차량의 정점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수치가 높지 않지만 내연기관 차량은 이 마저도 주어지지 않는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중간 단계라고 보면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되기 때문에 더 이점이 있다. 이 차량의 휘발유 복합 연비는 8.8km/l인데, 차분한 주행 상황 속에서 안전 보조 기능을 영상 촬영할 때 나타난 수치는 7.6km/l이었다. 주차 때나 유턴 상황에서는 기어 변경 시 다이얼식이라 불편함을 유발시켰다. 후진을 위해 R을 선택하려고 돌리고 나서 보면, 자주 P로 들어간 상태로 돼 있었다. 다이얼 윗 부분에 P단을 따로 두는 것으로 변경시키 게 필요해 보였다. 차량이 커 운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 주차 때에는 360도 어라운드 뷰가 있어 그나마 힘듦을 덜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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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주행보조기능을 통해 스티어링휠과 패달에서 손과 발을 자유롭게 둬보기도 했다. 차량 속도를 설정한 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 시켰다. 앞차와의 거리를 인식했고 단계(4단계)에 따라 거리가 조절됐다. 차량을 차선만이 아닌 차선 중앙으로 유지시켜 줬다. 어댑티브 크르즈 컨트롤이 활성화 되면 계기판 양쪽 끝 부분이 흰색이었다가 활성화 색상인 초록빛이 들어온다. 스티어링휠에 손을 두고 있지 않으면 주황색의 경고 이미지가 뜰 때에는 양쪽 끝 부분이 이 때에는 주황색을 비춘다. 경고 시에는 빨간색으로 상황을 불빛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이 같은 시각화해 보여주는 알림은 매우 좋았다. 경고 시 스티어링 휠을 돌릴 필요 없이 손을 올리면 경고가 해제되는 정전식이 적용됐다. 경고음이 나도 오랫동안 스티어링휠을 미소지 해봤다.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급제동을 시키며 운전자를 깨우는데 졸다 깨지 않을 수가 없는 강도다. 이미 경험해본 것이었지만 훌륭하다고 다시 생각했다.

이번 시승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스텔란티스 코리아에서 7박8일이라는 장기 시승을 기자들에게 제공했다. 브랜드들이 보통 길어야 3일 시승 기간을 주는 것이 대부분이라 이번 시승은 자차를 운행하듯 주어진 기간을 시승차와 보냈던 것 같다. 차량을 반납하면서 "지프 브랜드 차량을 타는 사람은 다른 브랜드가 부럽지 않을거 같다. 아니 오히려 자부심이 클거 같다"란 생각을 하며 차량을 반납하고 나왔다. 가격이 문제이긴 하다. 시승차인 써밋 리저브 트림은 1억1190(부가세 포함)이기 때문이다. 몇일 간 경험하고 살펴보니, 1억이 넘을 차가 맞을거 같다란 생각이 들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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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 <사진 촬영=재경일보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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