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지난해 9월 구축한 상하이 E-이노베이션밸리(EIV)내 한중 비즈니스센터가 한중 무역의 새로운 가교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 4일에는 국내 패션 기업과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이 EIV 비즈니스 센터에 입주했으며, 29일에는 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와 이랜드가 스타트업 발굴 및 중국 진출을 협력하기 위해 맞손을 잡았다.
이에 이랜드 비즈니스 센터 사업의 가능성과 발전 방향을 살펴보고, 해당 협력으로 나타날 국내 영향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 중국 시장 공략한 이랜드
이랜드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약 1조 2000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더 성장해 1조 6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최근 국내 기업이 중국에서 큰 손해를 입으며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나 현대차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도 점유율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홀로 성장하는 이유로는 주로 발 빠른 현지화와 브랜드 리뉴얼 등이 꼽힌다.
먼저 현지화에서는 국내에서 임원을 파견하는 기존 기업의 방식 대신 지난 2019년 현지 직원을 직접 임원으로 기용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이를 통해 중국 현지 트렌드와 민심을 빠르게 파악해 반영했고, 브랜드를 고급화라는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분위기다.
또 브랜드 리뉴얼에서는 단순히 한류의 인기에 편승하는 것을 넘어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성능 등을 고급화해 ‘5일 체제’를 구축했다.
‘5일 체제’는 한국에서 디자인 기획을 시작해 발주·생산·판매까지 걸리는 시간을 5일 안으로 끝마치는 방식이며, 국내에서는 이보다 먼저 ‘2일 체제’가 존재했다.
아울러 지난해에는 중국 현지법인인 이랜드 차이나의 영업총괄 임원에 현지 중국인을 임명하며 파격 행보를 이어갔다.
영업총괄은 부대표에 버금가는 고위직이기에, 현지법인이라 하더라도 본사 국적의 경영인을 임명하는 관례와는 다른 방식이다.
▲ 한·중 무역 통로, EIV 비즈니스 센터
작년 6월 상하이에 문을 연 상하이 이랜드 E-이노베이션 밸리는 이랜드차이나 본사부터 R&D·쇼핑몰·한중 비즈니스 센터 등 중요 기관이 집약된 대규모 산업단지다.
특히 이랜드의 산업단지 내에 중국 내수 업체와 협력사, 현지 공장도 입주시키면서 전 주기 밸류체인 구축을 추진했다.
이처럼 중국 현지 관계사들과의 연계를 강화한 것은 중국의 한한령 등 규제를 최소화하는 효과가 있으며, 업무의 효율성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해당 비즈니스 센터가 중국과의 교류를 위한 무역 통로로 자리매김한 이유로는 많은 국내 기업이 한한령으로 인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철수했던 상황이 꼽힌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한령이 본격화한 이후 국내 대기업이 중국에서 매각하거나 청산한 법인 수가 약 50곳에 달한다.
하지만 이랜드차이나는 지난 30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 오며 세금만 총 2조 원 이상 납부한 바 있다.
또 중국에서 사회 공헌에 가장 많이 이바지한 기업·개인에 수여하는 ‘중화자선상’도 4차례 수상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업계 내의 노하우 뿐만 아니라 현지 정부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이랜드의 비즈니스 센터가 한·중 무역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랜드는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이노베이션 밸리가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서 유통되는 전체 물량의 10%를 E-이노베이션 밸리에서 소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량생산이 아니어도 빠른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중국 업체에 알렸으며, 이를 통해 생산 본부 전체 프로세스를 혁신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 현재 트렌드와 발전 가능성은?
이랜드그룹이 발굴에 성공한 트렌드는 고급화 브랜딩이다.
중국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변화한 소비 패턴을 파악하며 백화점 등 여성 트렌드를 집중 공략했다.
이는 이랜드그룹이 국내에서 미쏘나 로엠 등의 가성비 브랜드에 힘을 준 것과 차이가 나타나는 지점이다.
중국의 백화점 여성복 브랜드 ‘이랜드’는 지난해 연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하면서 현재 중국 내 여성복 매장만 400여 개를 넘게 운영 중이다.
고급화를 위해 이랜드는 고가 의류 브랜드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급 원단과 디자인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현지에 맞게 개량하는 데 집중했다.
한편 중국이 제조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면서 스마트공장 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AI를 제조업에 접목한 스마트공장은 지난 2020년부터 매년 10% 수준의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데, 해당 사업에서 외국 기업의 참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