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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SUV 역사..5세대 까지 온 '그랜드 체로키'

자사 역사를 자랑스럽게 언급할 수 있을만한 자동차 브랜드가 많진 않다. 어느 브랜드나 역사를 언급할 수야 있겠지만 이것에 대중이 관심이 없다면 역사를 알린다고 한들 큰 의미는 없을 것이다. 지프는 역사와 관련해 할 얘기가 많은 브랜드다.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이달 제공한 7박8일의 시승 기간 영상 촬영 중 2열 도어 글라스에서 '윌리스 MA' 이미지를 발견했다. 이 차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시초로 불린다. 1941년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군사 작전을 위한 정찰용으로 활용된 차량이다. 이 차량이 '지프차'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 차다. 당시 윌리스 브랜드는 망한 뒤 지프 브랜드로 승계됐다. 지프가 이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난 역사만을 얘기하며 현재에는 노력과 발전이 없다면 과거 얘기만을 하는 브랜드 밖에는 되지 못할 것이다. 브랜드에 있어 자랑할만한 역사가 있다는 것은 정체성이며 힘이다.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된다. 지프는 역사가 남다르다. 그래서 이 브랜드와 관련해 유독 역사 얘기가 많은 것이다. SUV의 역사는 지프의 역사라고 말한다. 이 말은 SUV 차량에 대해 알려면 지프 브랜드를 잘 살펴보면 된다는 말과도 같다. 'SUV'는 일반적으로 차체 높이가 높고 공간이 넓은 다목적 기능을 가진 차량을 뜻한다. 지프 차량을 보면 SUV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이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이달 지프의 미드 사이즈 SUV인 '그랜드 체로키 4xe'의 써밋 리저브 트림 차량을 시승해 보며 제법 긴 기간 체험을 해볼 수 있었다. 이 차량의 역사는 1990년대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체로키'의 후속으로 개발됐고 지프는 여기에 '그랜드'를 붙여 이보다 윗급 차량으로 위치시켰다. 코드명이 ZJ인 1세대(1993-1998)는 1992년 1월 7일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그랜드 체로키를 처음 알렸다. 프리미엄 SUV 시장에 놓여졌고 SUV의 온로드 주행과 관련한 핸들링, 안락한 승차감으로 이 차량을 소개했다. 운전자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된 최초의 SUV였다. 1994년 한국에도 수입됐고 다목적 고급 승용차라는 정체성을 내세웠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1998년 9월 공개된 코드명 WJ인 2세대(1999-2004)는, 지프가 크라이슬러로 넘어간 이후 만들어졌다. 1세대와는 전혀 다른 차량으로 탈바꿈했다. 새로운 4WD 시스템인 쿼드라-드라이브 기술을 적용, 오프로드 성능을 향상시켰다. 2단 트랜스퍼 케이스가 적용됐는데, 제로터를 사용해 앞뒤 차축에 토크를 전달해 '4-Lo', 'Neutral', '4-All Time' 등 총 3가지의 모드를 제공했다. 뒷좌석 공간은 리어 도어가 커지며 더 넓어졌다. 스페어 타이어 위치가 화물칸에서 차량 하부로 옮겨졌다. 한국에는 1999년 5월부터 수입됐다. 직렬 6기통 4리터 가솔린 엔진과 여기에 4단 자동 변속기가 맞물린 차량이었다. 2004년에 부분변경이 있었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코드명이 WK인 3세대(2005-2010)는 2004년 뉴욕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 공개됐고 다음 해인 2005년 출시됐다. 지프 중 처음으로 헤미(HEMI) V8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획기적인 변화를 꾀했다. SLA 형식의 독립 서스펜션을 장착해 정교한 도심 주행 성능을 제공했다. NVH(자동차 부품에서 발생하는 소음 진동)가 향상됐고 온로드에 초점을 맞췄다. 온로드에서도 오프로드 못지 않은 성능을 자랑했다. 이 때부터 리미티드 트림에 한해 뒷좌석 암레스트가 적용됐다. 한국에는 2005년 수입됐다. V6 3리터 디젤 엔진과 V8 4.7리터 가솔린 엔진이 있었다. 2008년 부분변경을 통해 헤드램프를 원형으로 변화를 줬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4세대(2011-2022)는 2009년 4월 뉴욕 국제 오토쇼를 통해 공개됐다. 새로운 4WD 시스템인 콰드라 트랙 Ⅱ와 셀렉-터레인 시스템이 적용됐다. 에어 서스펜션, 리어 멀티 링크를 포함한 4륜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시켜 온로드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파워트레인은 V6 3.6리터 펜타스타 가솔린, V8 5.7리터 헤미 가솔린, V6 3.0리터 CRD 디젤 등 3가지 엔진을 내놨다. 국내에서는 2010년 10월 수입됐다. 국내에는 전량 유럽형이 들어오다 2019년부터 북미형도 수입되고 있다. 2013년 부분 변경이 있있다. 모든 라인업이 ZF의 8단 자동변속기로 교체됐다. 코드명은 WK2다.

현재의 그랜드 체로키는 5세대다(코드명 WL). 2021년 아시아 최초로 국내에 롱바디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 L'을 선보였고, 또 라인업 최초의 전동화 모델 '그랜드 체로키 4xe'나 나왔다. 3열(7인승)까지 있는 롱바디 모델은 차체 길이가 5미터가 넘는 차량이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이고 순수 전기로 33km 주행이 가능한 차량이다. 그랜드 체로키 4xe는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 모터의 힘이 합해지면 380마력의 엄청난 힘을 낸다. 그랜드 체로키에서 PHEV 모델이 나온건 처음이다. 휘발유와 전기의 합산 복합 연비는 12km/L다.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진 제공=스텔란티스 코리아>​​​

지프 브랜드는 독보적인 것이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을 볼 때 브랜드들이 특별함을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이 브랜드만의 어떤 가치에 대해 느낄 수가 있다. 이는 단순히 긴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Jeep'라는 브랜드명은 뭔가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고 사람들은 이 브랜드명을 많이들 좋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에서 부터가 지프가 가진 힘이 되고 있다. 기자는 이번에 그랜드 체로키 PHEV 모델을 장기 시승하며 "지프 차량을 끄는 사람은 다른 브랜드들이 부럽지 않을거 같다"란 생각을 반복해 했다. 이 브랜드가 주는 어떤 자부심 같은 게 있었다. 그건 대중적이진 않을 수 있으나, "아는 사람은 안다"라고 하는 어떤 특별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