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에 의해 생분해 능력과 성능을 모두 갖춘 플라스틱이 개발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활용한 고강도 생분해성 플라스틱 필름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플라스틱 필름은 기존 비닐봉투와 같은 포장재나 농작물 관리를 위한 멀칭필름 등에 사용되는데, 실생활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만큼 생분해 필름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 분야이다.
그러나 기존에 개발된 생분해 필름은 대부분 범용 비닐보다 약하고 잘 찢어지는 등 기계적 물성이 떨어지는 한계점이 있었다.
이는 ‘트레이드 오프’ 현상으로, 자연 분해를 위해 분자 구조를 느슨하게 구축하면 물성이 떨어지고, 촘촘하게 구축하면 분해가 어려운 딜레마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기존 생분해성 플라스틱 ‘폴리부틸렌 숙시네이트’에 적용해 두 가지 성질을 모두 가진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나무에서 추출한 셀룰로스는 단단하고 질긴 성질을 가지고 있어 이를 잘게 쪼갠 셀룰로스 나노섬유는 강도가 철의 5배에 달해 ‘제2의 탄소섬유’로 불린다.
셀룰로스는 수소 결합으로 강하게 뭉쳐 질기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섞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그동안의 단점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옥수수에서 유래한 ‘이소소바이드’라는 기능성 분산제를 이용해 뭉쳐 있는 셀룰로스를 플라스틱 내에 고르게 분산함으로써 성능 저하를 방지했다.
이렇게 제조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기존 친환경 필름보다 약 77% 높은 인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홍성우 연구원은 "플라스틱 규제 강화에 대비해 천연 소재인 셀룰로스 나노섬유를 친환경 보강재로 활용하는 길이 열렸다"라고 말했다.
또 "전 세계 175개국이 합의한 결의안에 따라 올해 안으로 국제 플라스틱 협약 합의문이 채택될 예정이며, 합의문 내용은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