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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저가 멸균 VS 프리미엄 A2, 국산 우유의 경쟁력은?

저렴한 수입 멸균 우유가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유업계에 긴장감이 도는 분위기다.

특히 수입산 유제품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품목이 가장 대중적인 흰 우유이기에 국내 기업에서 여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최근에는 유업게에서 프리미엄 고급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프리미엄 우유의 경쟁력과 확장 가능성,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정리해 보았다.

▲ 국산 우유의 돌파구, ‘A2+’

지난달 15일 서울우유는 4년간 약 80억 원을 투자하는 연구를 거쳐 프리미엄 우유 ‘A2+’를 선보였다.

수입산 우유에 대응하기 위해 고급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A2 우유 바람을 불러일으킨 시초는 호주 유가공 기업 A2 밀크 컴퍼니의 '뉴오리진 a2 우유'다.

해당 제품은 '배앓이 방지 우유'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를 끈 바 있다.

특히 호주 청정 대자연 초지에 풀어놓는 '초지방목 우유'라는 마케팅 전략이 잘 통하면서 프리미엄 우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이기도 하다

우유 단백질은 카제인과 유청으로 나뉘어지는데, 이 중 카제인의 일종인 ‘베타 카제인 A2’만을 함유한 우유가 바로 A2 우유이다.

A2 우유가 배앓이 방지 우유로 불리는 이유도 A1 카제인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인데, A1 카제인은 소화 불량을 유발하는 펩타이드를 생성한다.

서울우유의 프리미엄 신제품 'A2+ 우유' [서울우유 제공]
서울우유의 프리미엄 신제품 'A2+ 우유' [서울우유 제공]

반면 A2 우유는 펩타이드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소화에 유리한 점이 있다.

이에 국내 유업계는 이미 여러 A2 우유를 선보인 바 있다.

가장 먼저는 매일유업이 지난해 2월 관련 상품을 출시하며 소화의 편안함을 홍보했고, 차례로 연세우유·남양유업이 뒤를 이었다.

아직은 수입산 우유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성장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국내 기업이 대응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한 멸균 우유는 역대 최고치인 3만 7407t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의 275t과 비교하면 136배의 차이이며, 수입 우유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8년 4291t과 비교하면 8.7배 성장헀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수입 우유에 관세가 붙지만, 2026년이 되면 완전한 FTA가 이루어지기에 더 큰 경쟁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홀스타인’과 같은 젖소 품종을 개량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설명했다.

▲ 프리미엄 전략의 명암은?

한편 일각에서는 A2와 같은 프리미엄 전략에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는 소비자의 유기농·무항생제 같은 웰빙 트렌드에 의해 이미 국산 우유는 고급화의 단계를 밟아 왔다는 시각이다.

또 대중이 고급화에 기대하는 변화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기업 유한건강생활이 호주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방목을 추진한 '뉴오리진' [유한건강생활 제공]
국내 기업 유한건강생활이 호주와의 협력을 통해 현지 방목을 추진한 '뉴오리진' [유한건강생활 제공]

최근 들어오는 수입 우유는 넓은 목장에서의 방목 사육이나 동물 친화적인 관리법 사용을 홍보에 사용하고 있고, 이러한 방식은 국내에서 실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품종개량이나 공법 개발 등의 영역은 국내 기업도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으나,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눈에 보이는 사육 양상이 더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또 A2 우유가 기존 고급화 우유가 가진 특징을 계승하지 않고 영양분에 집중하면서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보다는 새로운 브랜드 중 하나로 보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친환경·기능성에 집중한 제품에서 내세우는 유기농·GMO 프리·무항생제와 같은 항목은 A2 우유에는 적용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