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여권을 정조준한 특검법안을 앞세워 강공 드라이브에 나섰다.
총 183석(민주당 171석·조국혁신당 12석)에 달하는 의석수를 확보한 만큼, 22대 국회 초입부터 정국 주도권을 틀어쥐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 개원일인 30일 오후 '채상병특검법안'과 전국민 25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던 채상병특검법은 지난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졌으나 여당의 반대로 부결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22대 국회 첫날 재발의하면서 법안은 폐기된 지 이틀 만에 '환생'한 모양새가 됐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수사 은폐·조작의 몸통은 윤 대통령이고, 국무총리와 행안부 장관, 경호처장, 집권 여당이 공범인 정황"이라며 "특검법을 빠르게 재추진해 해병대원 사건의 모든 의혹을 반드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한병도·진성준·고민정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정부가 합작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당시 이 장관과 통화한 이유가 무엇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밝히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왜 개인 휴대폰을 쓴 것인지, 또 개인폰 사용이 이번 통화 외에 또 있는지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의 개인폰 사용이 잦았다면 국가 운영 시스템과 대통령실 내부 의사결정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은 '한동훈 특검' 법안을 제출했다. 사실상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관련한 모든 의혹을 특검이 들여다보게 하는 법안이다.
조국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기자회견에서 "'국회에서 싸움 좀 그만하라'고들 한다. 저희는 싸우겠다. 아주 독하게 싸우겠다"며 "오로지 국민을 위한 아주 편향된 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동훈특검법이 당장 동력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이 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처리 시기나 법안 세부 내용과 관련해선 이견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대신 채상병특검법은 제3당인 조국혁신당은 물론 개혁신당 등 다른 야당들도 '재추진 공조'를 약속한 만큼 상임위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심사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원(院) 구성 협상 역시 '속도전'을 벌이며 여당을 압박했다.
원내 지도부는 이날 민주당 의원들로만 구성된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원회 잠정 명단을 의원들에게 공유했다.
시급한 민생 현안에 대응하는 동시에 여당에 조속한 원 구성을 압박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명단에는 원 구성 협상의 뇌관인 상임위원장은 공란으로 뒀다.
아울러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호소문을 내고 "국회법대로라면 22대 국회 원 구성 시한은 6월 7일"이라며 "여당의 노골적인 지연 전술을 단호히 끊어내기 위해 '6월 7일 시한'을 못 박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