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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발포주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후레쉬 생'이 맥주 행세를?

발포주인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후레쉬 생(20ℓ)' 케그 제품이 맥주처럼 팔리고 있는 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맥주보다 반 정도 싼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싼 맥주 행세를 하며 소비자 구매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점에 대한 문제다.

업소용인 필라이트 후레쉬 생은 맥주가 아니다. 이것을 정확히 알지 못하면 "싼 맥주가 있네"라고 잘못 생각하며 맥주를 사서 마시는 줄 알고 해당 제품을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라이트 후레쉬 생은 일반 생맥주 보다 저렴한 발포주다.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가 지난 2017년 출시한 제품이며 관련 법령 상 국내에서는 '기타 주류'로 분류된다.

국내에 시판되는 맥주의 맥아 함량은 70%가 넘는데 반해 필라이트는 맥아 함량이 현저히 낮으며 맥주로 분류되지 않는다. 국내 주세법 상 발효 주류 중 맥주는 맥아 함량이 10% 이상이어야 하나, 필라이트는 맥아 함량이 10% 미만이며 발포주라고 부른다.

기타 주류는 세금(주세)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맥주는 종량세를 적용받아 L당 885.7원의 주세가 부과되나, 기타 주류는 종가세를 적용 받아 출고가의 30% 주세가 부담 돼 맥주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생산이 가능하다. 이로인해 맥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 판매가 가능하다.

가격이 생맥주는 2000∼3000원대인데 반해 편의점 기준 발포주 500㎖ 캔 제품의 가격은 1500원 안팎이다. 가격에 이 같이 차이가 나는데 필라이트 후레쉬 생이 가격이 싼 생맥주인 것처럼 오인되서는 안 된다. 발포주가 생소한 소비자들이 적지 않고 생맥주 처럼 케그(생맥주 용기)에 담겨 판매될 경우 오해의 여지가 매우 크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필라이트 후레쉬 생이 '필라이트 후레쉬 생맥주'라는 이름으로 홍보되고 있다. 또 수원의 한 주점에서는 필라이트 500cc(3000원)를 생맥주가 출시된 것으로 홍보했다. 대중적인 광고에서는 법령상 맥주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으나, 실제 영업 현장에서는 맥주로 인식되게 해 소비자 혼동을 유발시키고 있다.

그간 발포주는 캔이나 페트병에 담겨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판매 됐는데 케그에 담긴 업소용 제품이 나온건 필라이트 후레쉬 생이 처음이었다(지난 3월말 출시).

이런 상황에서 이는 소비자 기만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된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 후레쉬 생이 생맥주가 아닌 발포주라고 영업 일선에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입장이나, 주류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를 겨냥한 꼼수 마케팅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