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6일(현지 시각) 5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하했지만 지난해 급격한 경기 둔화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다음 행보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비밀을 유지했다.
7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ECB는 사상 최고치였던 예금 금리를 3.75%로 25bp 인하하며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중앙은행과 함께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급등을 억제하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를 완화하기 시작했다.
이번 움직임은 긴축 기조의 완화 사이클의 시작으로 간주되지만, 지속적인 물가와 임금 압력으로 인해 전망이 흐려지고 있으며 유로존 중앙 은행은 다시 인하하기 전에 몇 달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분석했다.
ECB는 성명서에서 “관리위원회는 적절한 제한 수준과 기간을 결정하기 위해 데이터에 의존하고 회의별로 접근하는 방식을 계속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ECB는 7월에 대한 옵션을 열어두었지만 이사벨 슈나벨과 클라스 노트 네덜란드 중앙은행 총재를 비롯한 영향력 있는 정책 입안자들은 이미 다음 달에 양적완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다음 완화 시기가 9월이 될 것이라고 시사했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ECB가 9월과 12월에 두 차례 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시장은 1~2차례의 추가 인하를 예상하고 있어 5차례 이상의 인하가 예상되던 연초와는 큰 변화가 있다.
ECB는 “금리 결정은 들어오는 경제 및 금융 데이터, 기저 인플레이션의 역학, 통화 정책 전달의 강도에 비추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를 기반으로 이루어질 것이다"라며 “금통위는 특정 금리 경로를 미리 약속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금리 결정 위원회에서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적인 정책 입안자들은 경기 반등으로 높은 금리가 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ECB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러한 신중론의 일부는 예상외로 완고한 인플레이션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ECB는 이날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2.0%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ECB는 “최근 몇 분기 동안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강하고 내년에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리 인하 일정에 가장 큰 리스크로 임금과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꼽았다.
연준이 정책 완화를 늦추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냈고 미국의 금리 인하가 더 지연되면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 유로화가 약해지고 수입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ECB도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