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신약 개발 열풍이 이어지면서 국내 제약업계 사이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종근당이 기억력 감소 개선제를 위한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했고, 유한양행은 폐암과 당뇨병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에 현재 주목을 받는 신약과 올해 제약 트렌드는 무엇이 있는지 정리했다.
▲ 당뇨·집중력, 일상생활 초점 맞춘 종근당
지난 2월 종근당은 기억력 감퇴를 막고 집중력 저하 문제를 개선하는 약품 ‘브레이닝 캡슐’을 출시한 바 있다.
이어 5월에는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일상생활 속 현대인이 느끼는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브레이닝 캡슐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일반의약품이며, 은행잎의 건조엑스와 인삼추출물을 복합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인이 집중력 저하를 막고자 커피와 같은 각성제를 자주 찾는다는 것을 겨냥한 제품이며, 광고에도 유명한 교수와 작가, 영화평론가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종근당은 브레이닝 캡슐이 현기증 등 말초 동맥순환장애 증상도 개선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약품의 개발은 종근당이 담당했으나 제조사는 스위스 기업 ‘SFI’이며, 임상 결과에서 약물 복용 첫날부터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종근당은 브레이닝 캡슐을 12주 동안 복용할 경우 평균 7.5%의 기억력 개선 효과가 나타나며, 이후 2주간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효과가 유지됐다고 전했다.
한편 서구식 식생활과 불규칙한 수면 패턴 등으로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종근당을 비롯한 제약사들은 ‘3제 병용’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제 병용 치료제란 세 가지 다른 약제를 결합해 함께 사용하는 치료 방식으로, 한 가지 약만 사용하는 단독요법이나 두 가지를 사용하는 2제요법보다 효과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4월부터 당뇨병 치료제 3제 병용요법에도 보험급여를 제공하면서 개발 사업이 급속도로 팽창했다.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승인된 3제 치료제 ‘듀비메스에스’정이 종근당의 제품이며,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 인증을 받은 약품은 듀비메스에스를 비롯해 한미약품의 ‘실다파엠’, 대원제약의 ‘다파시타엠’, 동아ST의 ‘슈가트리’ 등이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에 나온 신약 외에도 당뇨병 치료제는 복제약·개량약 등의 라인업이 이전부터 잘 구축되어 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치료제는 품목이 많을수록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져 환자의 상태 개선에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복합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여러 효과가 함께 존재하는 복합제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2024 제약 트렌드는?
최근 IT 기술의 발전으로 신약 개발에 AI·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이다.
특히 유전자 편집 기술과 AI의 빅데이터를 통한 예측 능력이 결합하면서 더 다양하고 복잡한 화합물에 대한 효과 예측이 가능해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약 개발 단계에서 수만 가지의 후보 물질을 발굴해도 실제 약제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임상시험에 도달하는 물질은 10가지를 넘기 어렵다.
그리고 임상시험을 시작하더라도 효과 지속 시간과 뒤늦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추적 관찰하는 시간이 길기에 통상 하나의 신약을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0년에 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점차 AI가 발전하면서 복잡한 화합물을 만들어 내더라도 AI가 분자 구조를 분석하고 효과를 예측하는 정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DNA에 직접 간섭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존의 난치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도 열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세포유전자치료제가 있으며, 암이나 류마티스와 같은 이상 증식··퇴행성 질환에 대한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때 환자의 세포를 배양해 특정 질병에 대항할 수 있도록 유전자를 편집하고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게 되는데,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이나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아 안전하다.
국내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지난 2022년 의약품 위탁생산 업체 ‘이엔셀’과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한 종근당은 지난해 2월 네덜란드 기업 ‘시나픽스’로부터 신약 개발용 첨단 플랫폼을 본격 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