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1400억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쿠팡은 이후 "'로켓 배송'을 중단하게 될 수도 있다"라는 엄포성 발언을 했다. 공정위 제재에 반박을 해야하는 상황임은 이해하나 매우 노골적으로 들리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었다. "우리를 건들면 많은 이들이 지금 누리는 편리함을 잃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이 함축 돼 있는 듯 들려졌다. 쿠팡은 이 외에도 "25조원 투자가 중단 될 수도 있다"라는 말도 했고 20일 예정됐던 부산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기도 했다.
현재 상황은 쿠팡이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속에 깊게 침투해 들어온 것은 맞는 것으로 보여진다. 쿠팡이 지금 제공해주는 것들이 사라지면 많은 한국인들이 큰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러나 궁지에 몰렸다고 바로 저런 말을 했다는 것은 좋지 않은 인식을 남겼다. "건드려봐라. 가만히 있지 않겠다"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줬다.
쿠팡의 잘못이 보이지 않는다면 이 같은 대응을 이해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쿠팡에는 분명 잘못된 것이 있었다. "PB(자체 브랜드)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다"라고 사실이 아닌 말을 했고, PB 상품 후기 작성에 임직원들을 동원해 내용을 조작하기도 했다.
모든 유통 업체들이 PB 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한다고 한 쿠팡의 말은 거짓이다. 다른 업체들은 알고리즘에 따라 추천 순위 상단에 오르게 된다. 알고리즘은 가격과 판매량 등이 고려된다. 쿠팡 직원이 매뉴얼에 따라 후기를 작성한 것도 당연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쿠팡 체험단이 생긴 목적이 아니었다.
쿠팡이 말한 그 관행이라는 말을 경쟁 업체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업계의 관행을 쿠팡이 왜곡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쿠팡은 "대형 마트도 PB상품 위주로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대형 마트 측은 "PB 상품만 더 팔 이유가 없다"라고 말한다. 또한 알고리즘 조작과 직원을 동원한 후기 작성은 법 위반이다.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가 이 기업의 구호다. 많은 이들이 쿠팡을 애용하고 있고 없어지면 큰 불편을 느낄 상황까지 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4월 멤버십 요금을 2배로 올린 상황에 이탈자가 발생하고 있고 기존 회원들은 8월부터 인상된 요금이 적용 돼 쿠팡을 써오던 이들의 대거 이탈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협박하는 듯한 쿠팡의 대응은 적절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