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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청년 서포터즈, 미래 세대 사다리 될까

 최근 금융권에서는 트렌드에 민감한 대학생과 청년층이 직접 마케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채용 연계 ‘서포터즈’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서포터즈 활동의 현황과 효과, 청년이 바라보는 서포터즈 활동의 장단점 등을 정리했다.

▲ 하나은행, '서포터즈 2기' 모집 

지난 16일 하나은행이 대학생 SNS 홍보대사 ‘서포터즈 2기’ 모집을 시작했다.

지원자격은 은행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학생으로, 서류와 면접등을 거쳐 최종 50명이 선발된다.

주요 업무는 하나은행의 직무와 일상, 채용활동 등을 주제로 한 SNS 콘텐츠 기획과 오프라인 캠페인 제작 등이다.

서포터즈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활동을 마치고 난 후 하나은행 인턴 또는 신입행원 공채 지원 시 서류전형 면제 또는 우대 혜택 등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처음 시작됐던 하나은행의 서포터즈 프로그램은 24대 1의 높은 경쟁력을 보이면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인기가 높았던 이유로는 주로 직무와 취미의 결합,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닌 스스로 설계하는 작업, 우대 혜택 등이 꼽힌다.

특히 은행원이 하는 일을 체험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턴과 유사하지만, 트렌드와의 접목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외에도 국민은행은 지난 1월 대학생 서포터즈 ‘KB캠퍼스스타’ 제 20기를 모집한 바 있으며, BNK부산은행과 같은 지역 은행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언뜻 딱딱하게 보일 수 있는 은행업이 대중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캠페인을 능동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또 “서포터즈에 참여한 인원에게는 은행의 다양한 직무와 은행원의 일상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시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은행의 대학생 서포터즈 포스터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의 대학생 서포터즈 포스터 [하나은행 제공]

▲ 서포터즈 프로그램 청년·SNS 시너지 및 트렌드 주도

서포터즈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기존 광고와는 다른 차별화된 ‘홍보 효과’를 꼽을 수 있다.

흔히 바이럴 마케팅으로 불리는 입소문 효과는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는데, 소비 주체가 되는 당사자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면서 대세감과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과 소비층이 같기에 마케팅과 동시에 피드백의 창구로도 활용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상승하는 모습도 보인다.

실제로 특히나 젊은 여성층이 소비하는 화장품 분야에서는 서포터즈의 역할로 ‘브랜드 분석 및 셀링 포인트 피드백’ 등이 꼽히기도 한다.

이에 일부 화장품 업체들은 홍보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서포터즈의 성별은 물론 나잇대도 상품 타겟층과 동일하게 뽑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성숙한 미의 분위기인 ‘입큰’은 20세부터 35세까지, 트렌디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의 ‘글로우픽’은 19세부터 27세까지를 대상으로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등의 사례가 있다.

과거에도 블로그나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한 홍보가 존재한 바 있으나,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대세감 전파 속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분위기다.

특히 서포터즈 활동으로 트렌드의 흐름을 먼저 조성하는 데 성공할 경우, 마치 연예인에 대한 팬덤이 형성되듯이 상품·브랜드에 대한 팬덤 형성과 소비자의 자발적인 홍보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SNS를 통한 소통과 홍보 [픽사베이 제공]
SNS를 통한 소통과 홍보 [픽사베이 제공]

▲ 서포터즈, 인턴과 차별점은? 

서포터즈는 SNS와 연계한 트렌드 조성 활동인 만큼 많은 청년층이 관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서포터즈 면접에 합격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먼저 서포터즈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SNS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온 경우가 많았다.

단순히 SNS를 시청하는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의견을 표출하고 감상을 정리하는 등 생산적인 활동이 주를 이루었다.

서포터즈 활동의 본질은 홍보이기에,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기존에도 SNS를 통해 자신을 알리고 소통을 이어오던 사람이 퍼스널 브랜딩 연장선으로서 참여하는 분위기다. 

이는 단지 서포터즈 활동을 해당 기업에 취직하기 위한 활동으로만 보지 않는다는 것으로 한 분야에 대한 활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 나가는 과정으로 여긴다는 의미다.

자신이 가진 관심과 흥미, 적성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지표로 서포터즈 활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최근에는 취업활동에 가까운 인턴과의 차별점이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편 기업마다 서포터즈를 운영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일각에서는 서포터즈가 마치 정규직 사원과 같은 무거운 업무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취업과 연계된 활동이라고 해도 일반적인 고용과 다른 형태인 만큼 서포터즈의 능력을 저렴하게 사용하는 하청과 같은 형태로 흘러갈 수 있기에 기업의 주의도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