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매각은 아이폰 제조업체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의 애널리스트들은 투자자들에게 침착함을 유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일 애플의 지분의 거의 절반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현재 지분은 약 840억 달러(약 114조 7273억원)로 3월 말의 약 1400억 달러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번 매각은 애플 주가가 23% 상승하고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 시장이 폭등하는 동안 이뤄졌다.
워런 버핏이 애플 지분을 처음 공개한 2016년 이후, 애플이 업계 지배력을 강화하면서 주가는 900% 가까이 급등했고, 그 과정에서 버크셔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미실현 이익을 얻었다.
인티그리티(Integrity) 자산 관리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조 길버트는 "버핏의 애플 지분 축소는 단지 리스크 관리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애플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면 버핏은 전체 지분을 처분했을 것이다. 버크셔의 다른 주식 포지션 축소와 마찬가지로 버핏은 의미 있는 미실현 이익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버크셔의 포트폴리오 공개는 애플이 자체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성장세로 돌아섰으며 새로운 AI 기능이 향후 몇 분기 동안 아이폰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지 며칠 만에 이루어졌다.
애플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고, 결국 대규모 매도에도 불구하고 한 주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오마하의 오라클로 불리는 버핏의 투자 전략은 무시하기 어렵지만, 버크셔의 애플 지분은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커져서 일부 투자자들은 보유 지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분을 줄여야 하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지분 정리 이후에도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최대 단일 종목으로 남아 있다.
CFRA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캐시 세이퍼트는 "이렇게 큰 포지션을 보유하면 어느 정도 수익이 발생하고 집중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라며 "그들은 여전히 상당히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버크셔는 지난 5월 연례 회의에서 올해 1분기 동안 지분을 줄였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세금 문제가 매각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암시했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를 비롯한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와 미래 성장에 주목하며, 2025년과 2026년 매출 성장을 견인할 주요 업그레이드 주기의 정점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말했다.
아이브스는 "일부에서는 이를 자신감에 대한 우려로 읽을 수 있지만, 애플은 방금 대규모 AI 기반 슈퍼 사이클을 앞두고 견고한 분기를 보냈으며 지금이 출구 버튼을 누를 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물론 최근 버크셔가 정리한 지분은 애플뿐만이 아니며, 7월 중순 이후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 Corp.)의 지분을 8.8%까지 줄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버핏이 두 회사의 개별적인 문제를 보지 않고 미국 소비자와 더 넓은 경제가 약화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클리어스테드 어드바이저의 수석 전무 이사 짐 아와드는 "버핏은 우리가 곧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지금 현금을 모으면 나중에 회사를 싸게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그는 기회가 다가오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