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일 오전,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청라 아파트에 주차된 벤츠 전기차가 갑자기 불길에 휩싸이며 주변 차량 140여 대와 주차장 전체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벤츠 전기차에 탑재된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의 문제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제조물 책임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의 원인과 책임
제조물 책임법(Product Liability Act)은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 제조업자나 판매업자가 책임을 지는 법률입니다.
이 사건에서 벤츠 전기차의 화재 원인이 배터리 결함으로 확인된다면, 벤츠 차주는 벤츠사 또는 배터리 제조사를 상대로 제조물책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또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주변 차량의 차주들도 자차 보험으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범위의 경우, 벤츠 차주와 함께 벤츠사 또는 배터리 제조사를 상대로 제조물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한 제조물책임법 제2조 제1호 가목에 따르면, 제조물의 결함에는 제조상의 결함, 설계상의 결함, 표시상의 결함이 포함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배터리 결함이 주요 원인이라면 이는 제조상의 결함으로 볼 수 있다. 제조상의 결함은 제조과정에서의 하자가 원인이 되어 제품이 안전하지 않게 된 경우를 말한다.
▲피해 보상 및 법적 대응은?
화재로 인한 피해가 크기 때문에 청라 아파트의 벤츠 차주와 주변 차량 차주들은 배상액 산정을 위해 법원에 정확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여기에는 차량 수리비, 대체 차량 임대료, 화재로 인한 정신적 고통 등이 포함될 수 있다.
벤츠 차주와 주변 차량 차주들이 제조물책임 소송을 통해 승소하기 위해서는 ▶결함의 존재 ▶손해의 발생 ▶인과관계 등과 같은 사항들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비자가 자동차에 결함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결함이 자신의 손해의 원인이 된 것인지를 입증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제조물 책임법 제3조의2는 소비지가 결함을 입증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입증책임을 경감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제3조의2(결함 등의 추정) 피해자가 다음 각 호의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제조물을 공급할 당시 해당 제조물에 결함이 있었고 그 제조물의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제조업자가 제조물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그 손해가 발생한 사실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해당 제조물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피해자의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 ▶제1호의 손해가 제조업자의 실질적인 지배영역에 속한 원인으로부터 초래되었다는 사실 ▶3. 제1호의 손해가 해당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아니한다는 사실
이와 관련하여, 소비자의 입증책임을 경감한 판례도 주목할 만하다.
대법원은 소비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제조자가 결함이 없었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는 소비자가 입증해야 할 부담을 줄여주는 중요한 판례로, 이번 사건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판결이 있다.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제조물 책임 사건에서 소비자가 제조물의 결함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 제조업체가 결함이 없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고도의 기술이 집약되어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하였는지, 그 결함으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서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우므로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게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말미암아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추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3다16771 판결]
소송 과정에서는 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배터리 결함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화재 원인에 대한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필요하며, 이는 법원에서 중요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벤츠사는 배터리 결함에 대한 책임을 부인할 가능성이 있지만, 명확한 물증과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있다면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와 같은 사건에서는 전문가의 감정 결과가 중요한 증거로 작용한다.
법원은 이러한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제조사의 과실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변호사는 소송 절차를 주도하며, 증거 수집, 전문가 의견 청취, 법률 전략 수립 등 다양한 법적 지원을 제공한다.
변호사의 전문성과 경험은 소송의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며, 소비자가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공학적 배경을 가진 변호사는 제조물 책임소송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의 설계, 제조 공정, 품질 관리 절차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사건을 분석할 수 있고, 이는 배터리 결함의 기술적 원인과 그로 인한 화재의 인과관계를 명확히 하는 데 기여한다.
또한, 변호사는 기술 전문가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으며, 복잡한 기술적 문제를 법률적 논리로 효과적으로 변환하여 법원에 주장할 수 있다.
공대 변호사는 배터리 결함이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제조사의 과실로 입증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한다.
예를 들어, 배터리 셀 내부의 불량, 열 관리 시스템의 결함, 제조 공정에서의 오류 등을 밝혀내어 제조사의 책임을 증명할 수 있다.
아울러 공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제조사가 안전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거나, 더 나은 설계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제조사의 과실을 부각시킬 수 있다.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사건, "제조업체에 제품 안전성 경각심 일깨우는 사례될 것"
배터리 결함으로 인한 화재 사건은 소비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조물책임 소송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비자는 명확한 증거와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제조사의 책임을 묻고, 이는 제조사가 제품의 안전성과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압박 수단이 될 것이다.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 박정철 변호사는 "이번 청라 전기차 화재 사건은 전기차와 같은 첨단 기술 제품의 안전성 문제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 소비자는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을 주저하지 말아야 하며, 제조업체는 제품의 안전성을 철저히 검증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박정철 변호사는 "청라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은 단순히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을 넘어, 제조업체에게 제품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라며 "피해를 입은 차주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고, 제조업체가 제품 안전성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