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이 방사성 물질을 활용한 의약품을 제조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설계 기반 품질고도화(QbD)’ 공정을 도입했다고 13일 밝혔다.
QbD는 의약품의 개발부터 임상시험,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 제품 분석과 사전 위험 평가를 통해 안전성을 높이는 개발 방식이다.
특히 모든 과정에서 제품의 품질이 일관성 있도록 관리하고 공정을 최적화하기 때문에 생산 시간과 비용 등의 측면에서도 장점이 존재한다.
기존에는 의약품 품질 관리 규범 ‘GMP’가 주로 사용됐는데, 방사성 의약품과 같이 더욱 정밀한 관리와 안전성이 요구되는 제품이 증가함에 따라 새로운 QbD 체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분위기다.
화이자·노바틱스 등 글로벌 주요 제약사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QbD 체계를 적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의약품 상호실사협력기구(PIC/S)에 가입한 이후부터 체계 전환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원자력연구원은 QbD 시스템 도입 공정으로 희귀 소아암 치료제 ‘캐리엠 아이비지’를 선택했으며, 이를 통해 생산 시간을 30분에서 5분으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또 원료량 기준 생산성도 기존 60%에서 67%까지 상승시키며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방사성 의약품은 방사성 물질과 신체의 전달물질을 결합해 만드는데, 약 2년간의 연구를 통해 최근 최적화된 제조 방식이 개발되면서 상용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연구원은 QbD를 적용한 개선 공정을 전면 도입하기 위해 내년까지 식약처로부터 변경 인허가 획득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공정이 완전히 전환되면 연간 생산량도 100명분에 달하는 기존 20Ci(퀴리) 수준에서 5배인 100Ci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이미 의약품 제조 시 QbD 적용을 의무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세계적 기준에 빠르게 따라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QbD 적용이 완료되어 약품 생산량이 국내 수요를 넘으면 수출을 통한 판로 확대도 가능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