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은 올해 1분기 기업 대출이 강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계대출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경기 부진 등으로 가계·기업의 신용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1)는 전 분기(-27)보다 26p나 올랐다. 한 분기 사이 강화 의견이 크게 줄어 완화 의견과 거의 비슷해졌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 조사에서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 신용위험에 대한 평가(크게 완화·증가-다소 완화·증가-변화 없음-다소 강화·감소-크게 강화·감소)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 지수로 산출했다. 지수가 양(+)이면 "완화(대출태도)" 또는 "증가(신용위험·대출수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 또는 "감소"보다 많은 상태고, 음(-)이면 반대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특히 가계 주택대출과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에 대한 태도 지수가 각 6, 3으로 작년 4분기 뚜렷한 강화 우위(-42·-39)에서 완화 우위로 돌아섰다.
한은은 "생활안정자금과 주택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담보대출, 비대면 신용대출 등에서 가계대출 태도 완화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은 대내외 금융·경제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자본적정성 관리, 부동산·건설업 등 취약업종 중심의 여신건전성관리 등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대기업(-3)과 중소기업(-3) 역시 여전히 강화 의견이 다소 많지만, 전 분기(-11·-17)와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1분기 대출수요는 기업과 가계 모두 증가할 전망이다.
1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25)는 작년 4분기(7)보다 18p 올랐다. 수요 증가 전망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기업대출은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부진 등으로 운전자금필요가 커지면서 중소기업 중심의 증가를 전망이다.
가계대출은 주택 및 일반 모두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가계 주택대출(6→19)과 일반대출(8→14), 대기업(0→17), 중소기업(8→31)에서 모두 수요 확대가 예상됐다.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업황 부진 등으로 운전자금 수요 증가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34로, 전 분기(28)보다 6p 높아졌다.
대기업(11→28), 중소기업(33→39), 가계(22→28) 모두에서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체로 1분기 대출태도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신용위험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하방리스크 확대 및 높은 수준의 연체율 지속 등으로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강화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은 대부분의 업권에서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차주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부동산관련 대출 등에 대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에 주로 기인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1분기 비은행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수요는 기업 운전자금 및 가계 생활자금 등을 중심으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6일까지 203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7·생명보험사 10·상호금융조합 142)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