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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9개월 만에 감소…작년 12월 4천억원 줄어

지난해 말 수도권 주택 거래가 줄고 은행들도 대출 문턱을 높아지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9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2금융권까지 포함하면 2조원 늘었지만,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됐다.

은행 가계대출
[한국은행 제공]

▲ 은행권 가계대출 9개월 만에 감소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41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천억원 줄었다. 지난 3월(-1조7천억원) 이후 9개월 만의 첫 감소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거래량 감소,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지속 등으로 4개월 연속 증가폭 축소됐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902조5천억원)이 8천억원 늘었다.

기타대출은 연말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 전환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4천억원)은 1조1천억원 줄었다.

작년 한 해 전체로는 46조원의 가계대출이 불었다. 2021년(71조8천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증가 기록이다.

은행 기업대출은 계절적 요인 등으로 11조5천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2.0조원 → -7.1조원)은 기업들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위한 일시 상환, 주요 은행들의 자본비율 관리 등을 위한 대출영업축소, 부실채권 매·상각 등 수요·공급요인이 맞물리면서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대기업대출(+0.2조원 → -4.3조원)은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한도대출 상환, 대내외 불확실성 등에 따른 시설자금 수요 둔화등으로 상당폭 감소했다.

가계대출
[금융위원회 제공]

▲ 금융권 12월 가계대출 2조원 늘어, 증가폭은 축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서 은행뿐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작년 12월 모두 2조원 늘었다. 전월(+5조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업권별로는 은행(-4천억원)의 감소와 대조적으로 2금융권 가계대출이 2조3천억원 늘었다. 다만 증가 폭은 작년 11월(+3조2천억원)보다 줄었다.

2금융권 가운데 상호금융의 가계대출이 농협(+1조5천억원)을 중심으로 2조2천억원 불었고, 보험(+3천억원)과 저축은행(+1천억원)도 증가했다.

전체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사이 3조4천억원 늘었지만 전월(+4조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1조4천억원)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은행권 주담대는 8천억원 증가하여, 전월(+1.5조원) 대비 증가세가 둔화되었다. 이는 겨울 이사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과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대출실행 이연 등으로 은행 자체 주담대 감소폭이 확대로 인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제공]

▲작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전녀 대비 10조1천억원 증가

작년 한 해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1조6천억원 불었다. 증가 폭도 전년(+10조1천억원)보다 커졌다.

기업 대출의 경우, 예금은행에서 12월 한 달 11조5천억원(잔액 1천315조1천억원) 줄었다.

매년 같은 12월끼리만 비교하면 2016년 12월(-15조1천억원)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작년 4분기 전체로도 기업 대출은 1조2천억원 축소됐다. 4분기 기준으로는 2016년 4분기(-8조3천억원) 이후 첫 감소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 4조3천억원, 7조1천억원 줄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1조3천억원 뒷걸음쳤다.

대출
[연합뉴스 제공]

수신(예금)의 경우 지난달 예금은행에서 16조5천억원(잔액 2천434조5천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 자금 예치, 가계 상여금 유입 등으로 43조5천억원이나 불었다. 반대로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자금 조달 유인 부족과 지방자치단체의 연말 재정 집행 자금 인출 등의 영향으로 21조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도 23조3천억원 줄었다. 법인·은행 등이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자금을 빼면서 머니마켓펀드(MMF)에서 28조7천억원 급감했다. 채권형 펀드에서도 8조7천억원이 빠져나갔지만, 주식형펀드(+5조3천억원)와 기타 펀드(+9조2천억원)에는 자금이 유입됐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수도권 중심의 주택 거래 증가 등으로 4월 이후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었으나,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작년 9월)과 금융권의 자율적인 관리노력 등으로 9월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계부채가 경상성장률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