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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삼성전자 최대 실적에도 목표주가 줄하향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 역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며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종전 10만5천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서버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보이고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반도체 경쟁력에 대해 기우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면서도 "그런데도 세트(완성제품) 매출과 반도체 출하 사이에 미스매치와 내년 상반기 업황에 대한 의구심은 미제로 남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닝(실적)은 차고 넘쳤지만, 비전·전략·변화 등 그 무언가는 부족해 보였다"며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했던 그 무언가에 대한 갈증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전 세계 기업 중 매출과 이익이 모두 10위권 안에 드는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애플, 아람코, 아마존 등 4개 업체에 불과할 정도로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너무나 박해 보인다"고 했다.

전일 삼성전자는 2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6716억원, 영업이익 12조5667억원 등의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73.44% 늘어난 9조6345억원이다.

삼성전자의 깜짝 실적에도 주가는 30일 오후1시35분 기준 7만8500원에 거래됐다.

하이투자증권은 내년 매출액을 278조원, 영업이익 51조원, 순이익 42조원으로 제시하며 내년 실적 전망치 하향에 따라 목표가를 9만4000원에서 9만2000원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종전 보고서에서 내년 전망치는 매출 273조원, 영업이익 50조원, 순이익 43조7000억원이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대면 수요 둔화, 메모리 설비투자액(Memory Capex) 상향 조정, 반도체 주식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배수 하락 추세 등 리스크 요인들이 아직 사라지지 않고 있어 향후 반도체 호황 지속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메모리를 중심으로 연간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하나, 최근 메모리 업종의 주가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다"면서 목표가를 11만3천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10만원으로 유지하면서도 "수요의 둔화 가능성과 이로 인한 메모리 공급과잉, 가격환경의 하락 전환이라는 우려를 시원하게 해결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고점 논란이 해소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생산업체들의 재고가 타이트하고 서버 수요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어서 상승 사이클의 방향성은 여전하다. 전방 재고가 소화될 시간이 지나면 고점 논쟁은 약화할 전망"이라며 "우려는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실적 개선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날 실적 발표 후 파운드리 부문에서 작년 대비 20% 이상의 매출 성장과 큰 폭의 실적 상승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부진했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며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 대비 실적의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동 부문에서 변화가 발생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 밸류에이션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