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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5일째 급락..WTI 40弗선 붕괴

국제유가는 경기침체로 전세계 에너지 소비가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8%나 급락하는 등 지난주에 이어 5일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3.24달러(7.9%) 떨어진 배럴당 37.59달러에 거래를 마쳐 작년 12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WTI는 앞서 장중 배럴당 37.48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2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1.36달러(3.1%) 떨어진 배럴당 43.06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지난 주말 발표된 실업률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경기침체의 타격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약세를 이어갔다.

작년 12월 한 달간 미국에서는 52만4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실업률이 7.2%에 달하면서 1993년 1월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도이체방크는 미국과 유럽, 일본이 2차대전 후 처음으로 동시에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올해 석유소비가 하루 10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카고 소재 앨러론 트레이딩의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적 요인들과 수요에 대한 우려에 시장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개막됐으나 극심한 경기침체와 소비지출 부진으로 인해 실적이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적자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날 주식시장 종료 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는 4분기에 주당 7센트의 손실을 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공급을 감시할 유럽연합(EU) 감시단 파견 의정서에 최종 서명, 유럽행 가스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에너지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켰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 1•4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인 지오반니 세르지오와 제프리 커리는 앞으로 2개월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석유재고가 10년래 최고치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또다시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란의 OPEC 대표인 모하마드 알리 하타비는 11일 석유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면 OPEC가 추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PEC는 오는 3월15일 빈에서 차기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미 달러화 가치의 상승 때문에 금 가격은 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34달러나 떨어진 온스당 821달러로 마감돼 작년 12월 1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3월 인도분은 가격도 온스당 10.75달러로 5% 떨어졌고 3월 인도분 동 가격은 파운드당 1.4885달러로 4.6%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