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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살해범 강호순(38)의 살인행각에 경찰의 미흡한 초동수사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총 7명이 희생된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희생자들의 실종을 '단순 가출'로 치부하거나 사건을 감추는 등 미흡한 수사로 화를 자초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첫 번째 희생자인 노래방 도우미 배모(당시 45세) 씨의 가족은 배 씨가 2006년 12월 13일 실종되고 8일이 지난 후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고 18일 만인 2007년 1월 8일에야 수색작업과 금융 거래 내역에 대한 수사에 착수, "배씨가 여러 차례 가출한 전력이 있어 범죄 피해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두 번째로 변을 당한 다른 노래방 도우미 박모(당시 37세)씨의 가족은 2006년 12월 24일 박 씨가 실종되고 친구 찾기 서비스로 위치를 추적해 나흘 만인 28일 경찰에 알렸다. 그러나 경찰은 열흘이 지난 2007년 1월 8일에야 통화내역 조회에 들어갔고, 이 또한 언론에 보도되자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1월 6일 안양에서 유인돼 살해당한 노래방 도우미 김모(당시 37세)씨의 사건을 경찰이 숨겨오다가, 1년여 뒤인 지난해 3월 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을 취재 중이던 언론에 들켜 알려졌다.
당시 경찰은 노래방 도우미 배씨와 박씨, 여대생 연모(당시 20세)씨, 회사원 박모(당시 52세)씨 등 4명이 2006년12월부터 2007년 1월 사이 실종되며 '경기 서남부 연쇄실종사건'으로 언론에 대서특필 되자 경찰이 추가 피해자가 알려지는 것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산 바 있다.
세상에 연쇄 살인이 알려진 후 1년 10개월이 지난 2008년 11월부터 강호순은 범행을 재개, 수원에서 40대 주부와 군포에서 여대생이 희생됐다.
한편, 총 7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강호순은 지난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서울지역 부유층 및 보도방, 출장마사지사 등 20명을 살해한 유영철과 흡사하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상태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사이코패스(Psychopath; 감정도 마음도 없는 폭력적 성향의 성격장애)인 것으로 판명되며, 특히 여성을 도착의 대상으로 삼아 도구나 먹잇감 정도로 생각하며 살인욕구를 풀었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