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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석달만에 1,500원대 급등

원.달러 환율이 국내외 주가 급락의 여파로 석 달 만에 1,500원대로 올라섰다. 외국인이 9거래일 연속 주식 매도세를 보이면서 환율도 9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원.엔 환율은 100엔당 1,600원에 근접하면서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25.00원 급등한 1,506.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500원대로 진입한 것은 작년 11월25일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2.00원 오른 1,48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476.40원까지 밀리기도 했지만 주가 급락으로 달러화 매수세가 강화되자 오전 10시35분쯤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오후 들어 매수세가 강화되자 1,515.00원까지 고점을 높인 뒤 매물 유입으로 1,500원 선으로 하락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국내외 증시가 동반 급락하면서 환율 급등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가 6년만에 최저치로 급락한 데 이어 코스피 지수가 1,060선으로 떨어지면서 환율 상승을 유도했다.

 

이날 3천600억 원가량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이 장중 주식 매도 규모를 꾸준히 늘리면서 환율 상승폭도 커졌다. GM대우의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 등도 달러화 매집세에 일조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외환당국은 장 막판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통해 1,510원대 진입을 차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은행 박상철 과장은 "역외세력이 달러화 매수를 주도했고 수입업체의 결제수요와 투신권 환헤지분 청산관련 수요 등도 유입됐다"며 "주가 1,100선이 붕괴되면서 달러화 매수심리가 확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3시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1,599.41원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