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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이비리그 대학 첫 한국인 총장 탄생

미국 동부 명문대학들을 지칭하는 '아이비 리그'에 첫 한국인 총장이 탄생했다.

다트머스대학 재단이사회는 2일(현지시간) 김용(49. 미국명 Jim Yong Kim) 하버드 의대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을 제17대 총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예일, 다트머스, 프린스턴, 컬럼비아, 코넬, 브라운, 펜실베이니아 등 동부 8개 명문 사립대를 뜻하는 아이비리그에서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계가 총장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신임 총장은 올 7월1일부터 제임스 라이트 현 총장으로부터 자리를 이어 받아 240년 역사(1769년 설립)의 다트머스대를 이끌게 된다.

김 신임 총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은 물론 세계 최고의 대학의 총장이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특히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 아이비리그 대학의 총장이라는 점에서 한국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신임 총장은 중남미 등의 빈민지역에서 결핵 퇴치를 위한 의료구호활동을 벌여왔고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아 에이즈 치료를 위한 대대적인 활동을 벌이는 등 인류의 질병 퇴치를 위해 헌신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날 뉴햄프셔주 다트머스대에서 열린 신임 총장 소개 행사의 연설에서도 자신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난제에 도전할 수 있는 인재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과 같은 학생들은 교수들로부터, 그리고 학생 서로 간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세계로 나아가 세계를 보다 밝고, 생산적이고, 인도적이고 정의롭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장으로서 나의 일은, 여러분들이 지금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전례가 없는 일들을 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해 세상의 문제에 도전하는 미래의 지도자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할 것임을 밝혔다.

이날 학생들과 교직원 모임에서 김 신임 총장의 선임을 발표한 다트머스대 에드 핼드먼 재단 이사장은 "김 신임 총장은 다트머스대의 사명 중 핵심인 배움과 혁신, 봉사와 관련해 가장 이상적인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1959년 12월 서울에서 태어난 뒤 5살때 아시아계 가정이 단 두 가정에 불과했던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으로 부모와 함께 이민했다. 김 박사는 브라운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해왔다.

김 신임 총장은 2006년에는 미국 타임 지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고, 2005년에는 US 뉴스 앤 월드 리포트에 의해 `미국의 최고 지도자 25명'에 뽑히기도 했다.

타임 지는 당시 김 박사가 남미에서 약품내성이 있는 결핵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WHO 에이즈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감염성 질환 근절에도 앞장섰다면서 현시대에 위대한 사상을 제공한 '과학자와 사상가' 분야의 유력인사로 소개했다. 또 김 박사가 공동으로 만든 비영리의료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 활동을 통해 의약품 가격 인하 운동을 펼쳐 36개국에서 결실을 보았다고 타임은 설명했다.

또 뉴욕타임스(NYT)는 김 박사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에이즈 조정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고 1월31일 보도했다.

라이트 현 총장은 "다트머스 역사에서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혁신적이고 열정적이며 국제적 안목을 갖춘 신임 김 총장이 새로운 시대에 대학을 이끌게 됐다는 점이 대학으로서 매우 행운"이라고 김 총장의 선임을 축하했다.

11년간 재임한 라이트 현 총장은 2009년 6월에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작년 봄 밝혔다. 다트머스대는 14명으로 구성된 총장선임위원회를 작년 6월에 구성해 4백여 명의 후보자를 놓고 총장 선임 작업을 진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