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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부 명문 '아이비리그' 대학의 한국인 및 아시아인 최초의 총장으로 선출된 김용(49. 미국명 Jim Yong Kim) 다트머스대 신임 총장 내정자는 에이즈와 결핵 등 질병 퇴치에 앞장서며 미국 의학계를 이끌어왔다.
특히 개발도상국 등의 가난한 사람들의 질병 퇴치를 주도하며 빈민국의 의료 구조사업에 헌신하면서 미 타임지에 의해 2006년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히기도 하는 등 그가 이룬 업적은 이미 미국은 물론 국제 사회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미국 사회에서 매우 명예로운 자리인 아이비리드 대학 총장으로 선출된 것은 한국인 이민자들의 성공 스토리이기도 하다.
1959년 서울서 태어난 그는 5살때 부모가 미국 아이오와주로 이민을 오면서부터 시작됐다. 그의 아버지는 치과의사였고 아이오와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가 자란 아이오와주 머스커틴은 백인들이 대부분인 곳으로, 당시 아시아인 가정이 단 2가족에 불과할 정도로 한국인에게는 낯선 곳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머스커틴 고교를 졸업하고 아이비리그 대학인 브라운대학(1982년 졸업)에 진학했고 이후 하버드대에서 의학 박사(1991년) 학위와 인류학 박사 학위(1993년)를 받았다.
그는 이후 20년 넘게 하버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질병 퇴치에 앞장서며 학문적으로는 물론 인도주의적 활동과 국제 의료활동으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가 의료구호 사업에 뛰어든 것은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것이 있는지를 어릴적부터 생각해온 데 기인한다. 그는 브라운대 재학 당시에도 빈민국을 지원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의료 구호활동은 하버드 의대 재학시절인 1987년 동료인 폴 파머 박사와 함께 의료구호단체인 '파트너스 인 헬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이 단체는 페루와 러시아, 말라위, 미국 등의 빈민가에서 광범위한 의료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김 신임 총장은 지금도 이 단체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그는 1990년 중반에 페루에서 약품내성이 있는 결핵 퇴치를 위한 대대적인 치료 활동을 벌였고 결핵 치료 의약품 가격을 내리는 운동을 펼쳐 이 의약품 가격을 90% 이상 낮추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의 이런 노력 덕에 그 전까지만 해도 빈국에서는 죽음의 선고와도 같던 약품내성 결핵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금은 전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이 질병의 퇴치를 위한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2004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국장을 맡으며 전세계적으로 에이즈환자 치료를 위한 적극 활동을 펼침으로써 에이즈 치료활동에도 큰 성과를 거뒀다. 그는 이런 활동으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에이즈 조정관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도 빈민층을 위한 의료 프로그램의 효과적인 실행 방안을 찾아내고 확산시키는 하버드대 주도의 '글로벌 헬스 딜리버리' 프로그램을 이끌어왔다.
타임지는 2006년에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으로 뽑을 당시 김 박사가 남미에서 약품내성이 있는 결핵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WHO 에이즈국장으로 활동하면서 감염성 질환 근절에도 앞장섰다면서 현시대에 위대한 사상을 제공한 '과학자와 사상가' 분야의 유력인사로 소개하기도 했다.
다트머스대도 그를 총장으로 선임하는데 그가 그동안 학문에서 이룬 성과는 물론 의료 구호활동을 통해 인류에 기여한 공로도 높이 샀다.
다트머스대 총장선임위원회의 앨 멀리 위원장은 "김 신임 총장은 일생을 통해 젊은이들은 강의실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가르치고 영감을 고취시키는데 헌신해왔다"며 "김 신임 총장은 교육은 단지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커다란 도전에 맞설 지도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는 점을 믿고 있다"고 총장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김 신임 총장도 자신의 펼쳐왔던 활동의 바탕이 된 열정을 다트머스에서도 적극 확산시킬 것임을 내비쳤다.
그는 다트머스대측이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WHO에서의 우리의 목표는 에이즈 치료에서 이룰 수 있는 성과에 대한 열망을 높이는 것이었다"며 "나는 다트머스에서도 이와 똑같이 목표를 향한 비전과 감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신임총장의 가족으로는 보스턴 아동병원 소아과의사인 부인과 8살 및 지난달 27일 태어난 2명의 아들이 있다. 그는 야구와 배구, 테니스, 골프 등 운동도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