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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로저스 "AIG 망하게 둬라"

억만장자 투자자 짐 로저스가 3일(현지시간) 미 정부의 금융회사 '퍼주기식' 정책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AIG나 다른 부실 금융회사를 정부지원으로 살리면 미국 경제가 파멸할 위험이 있으므로 AIG를 파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저스는 이날 미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전체가 망하는 것보다는 AIG가 망하고 우리가 혹독한 2~3년을 보내는 것이 낫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AIG를 망하게 하고 법원이 AIG의 채무 수 조달러를 선별해서 다시 시작하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다시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AIG는 작년 4·4분기에 미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인 617억달러의 손실을 냈으며 정부로부터 우선주 매입 등을 통해 300억달러를 추가 지원받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천500억달러에 달하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도 자금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AIG의 에드워드 리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AIG의 상황이 작년 가을보다는 개선됐다고 주장했지만 향후 추가 지원이 필요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말하기 어렵다"고 회피했었다.

로저스는 "그들은 미국 경제와 정부, 중앙은행, 달러를 망하게 하고 있다"면서 "은행에 대한 구제금융은 부채의 악순환을 확산시켜 마침내 세계 최대 경제국(미국)의 파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히 일본의 이른바 '잃어버린 10년'도 은행 구제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서방국가들도 부실은행을 망하게 두지 않으면 자금이 바닥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시스템상의 위험은 10개월, 5년, 10년 뒤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