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여왕 김연아가 우아하고 감미로운 연기로 '천사의 도시'를 수놓았다.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당당히 피겨여왕으로 거듭난 김연아(19·고려대)는 '축제'라는 뜻을 지닌 '갈라쇼(gala show)'에서 다시 한번 우아한 연기로 팬들을 매혹시켰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갈라쇼에서는 이번 대회 5위 안에 든 남자 싱글, 여자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 선수들이 자유로운 복장과 형식으로 새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정제된 정규경기와는 달리 자유로움과 젊음이 뿜어져 나온 연기들이 펼쳐졌고, 이어 은빛 큐빅을 수놓은 검정드레스를 입은 '유나 킴(Yuna Kim) 김연아'가 은반위에 올랐다.
린다 에더의 곡 ‘골드’의 애절한 선율이 스테이플스에 흐르기 시작했고 김연아도 은반위를 미끄러졌다. 1만 5000여명의 관중은 숨을 죽이고 백조의 움직임에 빠져들었다.
김연아는 가볍게 더블 악셀 점프를 뛰었고 아름답고 섬세한 연기에 이어 트리플 살코점프를 성공시키자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김연아만의 우아한 이나바우어를 선보일 때 스테이플스는 환상속에 빠져든 듯 했다.
타이밍을 놓치며 마지막 더블 악셀을 뛰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비엘만 스핀에 이어 '유나' 카멜스핀과 레이백 스핀으로 연기를 마치자 관중들은 일제히 기립해 뜨거운 환성과 박수를 보냈다.
팬들의 열렬한 환호에 앙코르 공연에 나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에 맞춰 카리스마 넘치는 스텝연기로 성원에 화답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컨디션 난조로 4위에 머문 '아사다 마오(19·일본)'도 갈라쇼에서 부진을 털은 듯 밝은 표정으로 멋진 연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