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초반부터 독주하면서 이번 주말 호남 경선 당원 투표율이 낮을 거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 독주 체계로 치러져 흥행 요소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오는 26일까지 열리는 민주당 호남권 경선 투표율은 초미의 관심 대상으로 부각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치러진 충청권, 영남권 경선은 투표율을 각각 56.87%, 70.88%를 기록해 앞선 20대 대선 경선 당시(세종·충북 41.92%, 대구·경북 63.08%)보다 더 높은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득표율에 있어서는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모습을 보여 경선 흥행성이 앞선 다른 경선보다 덜한 모습이다.
네 차례의 지역 순회경선 레이스의 반환점을 돈 지난 20일 기준 이재명 후보가 89.56%를 기록했지만 김동연 후보는 5.27%, 김경수 후보는 5.17% 등 모두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같은 경선 결과는 자칫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권 경선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지역에서는 벌써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민주당 19대 대선 경선의 호남 투표율은 56.86%를 기록했지만, 이재명 당시 후보가 1위를 기록한 20대 대선 경선에서는 광주·전남 40.29%로 투표율이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구도로 치러진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이 후보는 17곳 지역별 권리당원 투표율에서 전남(37.52%) 10위, 광주(34.18%) 13위, 전북(34.07%) 14위 등 낮은 투표율을 기록해 호남 민심이 싸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 캠프 광주지역 책임의원을 맡은 민형배 의원은 지난 주말부터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 지방의원과 지역 조직관계자들을 잇달아 만나 투표율 독려를 당부했다.
민 의원은 "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역의 저항감은 많이 줄어든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만 이긴 선거라는 자만이나, 민주당에 대한 지역의 서운함을 이번 선거를 통해 극복하기 위해 투표율 독려함과 동시에 지역의 요구를 수렴하는 노력을 함께 해보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경선에서 호남권 투표율 저조 현상이 나타나면, 이 같은 결과가 본선거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광주지역의 한 의원은 "호남이 새 정부의 탄생을 압도적인 지지로 뒷받침하지 않는다면 '호남 역할론'을 토대로 한 '호남의 몫'을 요구하기 어려워진다"며 "그래서 이번 경선과 본선에서는 투표율 제고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호남 민심은 여전히 민주당에 싸늘한 분위기가 남아있다"며 "이를 종식하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부탁하기에 앞서 호남에 무엇을 해줄 것인지 이 후보가 먼저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