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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피임약을 깜빡했네~”…친구 약 먹어도 될까?

절친한 친구 B양과 가까운 홍콩으로 도깨비 여행을 간 A양은 여행지에 도착해서 매일 먹어야 하는 피임약을 깜빡한 것을 발견했다.

마침 생리통 때문에 피임약을 평소 복용해온 B양은 ‘그럼 내 약을 먹으라.’고 권했지만, 다른 상표의 약이다. 이 때 이 약은 먹는 것이 좋을까? 먹지 않는 것이 좋을까?

추천되는 답은 ‘피임약을 거르더라도 같은 성분으로 확인이 되지 않은 다른 상표의 친구 피임약은 대신 먹지 않는다.’ 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의 여경아 전문위원(산부인과 전문의)은 먹는 피임약은 약마다 조제성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한 달간 매일 먹도록 되어 있는 약 중 하루나 이틀을 성분이 같지 않은 다른 피임약으로 대체하는 것은 효과나 부작용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A양은 단기여행인 만큼 돌아와서 약을 복용하되 원래 복용시간으로부터 12시간이 지났다면, 한꺼번에 두 알을 복용하고 다음날 원래 복용하던 시간에 피임약을 먹으면 된다. 이틀 이상을 빠트렸다면 다음 날부터 원래 복용하던 시간에 남은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되 피임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1주정도 다른 피임법을 병행해야 한다.

피임효과는 물론, 월경전 증후군과 생리통의 조절, 생리주기의 조절을 위해 복용하는 먹는 피임약은 소량의 호르몬이 들어있어 생리 첫날부터 첫 복용을 시작해서 매일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한다. 따라서 복용을 잊었을 때 남은 피임약을 어떻게 복용해야 할지와 피임효과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실제로 네이버 피임상담 까페에도 비슷한 문의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여경아 위원은 피임약 복용을 빠트렸을 때는 평소보다 복용이 얼마나 늦어졌는지, 한 달에 한 팩씩 먹게 되어 있는 피임약을 몇 주째 복용 중이었는지 등에 따라 복용방법이 약간씩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항상 복용하는 시간으로부터 12시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피임효과가 감소되지 않으므로, 잊은 정제를 바로 복용하고 다음 번 약부터 항상 복용하는 시간에 복용을 계속하면 피임효과가 지속된다. 12시간이 지났더라도 하루가 지나지 않았다면 2정을 복용하고 다음날부터 원래 복용시간에 복용을 하게 되면 피임효과는 계속된다.

그러나 두 알 이상을 잊은 경우라면 잊어버린 약을 다시 복용할 필요 없이 생각나는 순간부터 다시 약제를 복용시간에 복용하되 피임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1주간 콘돔이나 살정제와 같은 피임방법을 같이 사용해야 한다. 4정 이상 복용을 잊었다면 나머지 약들은 버리고 다시 새 달치의 약으로 복용을 시작하되, 이 경우에도 1주간 다른 피임법을 병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혹은 피임약 복용을 수 일 걸러 그 달의 피임약 복용을 중단하고, 다시 다음 첫 생리일부터 다시 새 달의 약을 복용할 계획이라면 기본적으로 그 사이 기간에는 콘돔 등 비호르몬적 피임법을 병행해야 하며, 생리날짜만 예상일보다 훨씬 앞당겨지게 된다. 따라서 번거로이 생리를 자주 일으키는 것보다는 빠트린 날짜에 따라 남은 약을 마저 먹는 것이 더 편리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여경아 이사는 피임약 복용 시 체중 증가나 여드름 등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여성들도 최근에는 개선된 효과의 피임약을 복용할 수 있으므로, 피임약에 대해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산부인과 의사와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면 장기간 복용에도 불편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