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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에 증권계에 입문해 제1세대 애널리스트로 불리우는 A+에셋(A+ Asset ) CEO 김경신<사진> 대표.
그는 30여 년 동안 증권시장의 움직임을 바라보면서 신문 칼럼과 TV 및 Radio 방송을 통해 시황을 전달해왔고 15권이 넘는 주식 관련 책을 집필하며 투자설명회 강사로서 주식투자자들에게 잘 알려졌다.
지난 14일 한국재경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주식시장에 접근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기업의 가치를 가지고 접근하는 ‘기본적 분석’과 시세의 흐름에 순응하는 ‘기술적 분석’의 2가지 측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무리 기업의 가치가 좋더라도 주가가 그 가치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다면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또 기업의 가치가 아무리 낮다고 하더라도 주가가 그 가치보다 더 낮다면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매일 매일의 시세흐름이 과거의 주가를 대변해주는 것이기는 하나, 미래의 주가를 결정짓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는 것이다.
마치 막연히 “내일 날씨가 어떨 것이냐”라고 친구에게 물어봤을 때 “맑을 것이다 또는 비가 올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TV뉴스가 끝난 후 기상캐스터가 보여주는 구름사진을 제시하면서 중국 대륙에서 비구름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에 내일 비가 올 확률이 높다라고 이야기 할 때 신뢰성이 더 있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양 축으로 주식투자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이 좋을 것이라는 친구나 증권회사 직원의 말 한마디에 귀가 솔깃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
냉장고 한대를 사더라도 며칠 전부터 어떤 기능을 가진 얼마짜리 냉장고를 살 것인지를 검토함에도 불구하고 수천만원 이상의 주식투자에는 냉철하지 못한 점이 주식투자자들의 심리에 너무 팽배해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들어설 때는 늘 한 손엔 ‘상장기업 분석 책자’와 함께 다른 한 손에는 ‘주가차트’를 들고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김경신 대표에게서 들은 주식투자에 대한 '힌트'.
Q: 주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무엇인가요?
주식시장 격언에 “경기와 수급 그리고 재료 중에서 경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외국인이나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올라가는 수급장세는 경기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곧 무너져버리고 맙니다.
최근의 주가 움직임도 어떻게 보면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사들이기 때문에 올라가는 수급장세의 면을 볼 수가 있는데 다행히도 경기선행지수가 15개월 동안 하락하다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기흐름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1회성이냐 아니면 추세적이냐 하는 것은 계속해서 체크해야 할 상황이라고 봅니다.
Q: 경기는 결국 기업의 가치와도 직결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요?
“경기가 좋은가?”라는 물음에 답변하기 위해서는 GDP성장률, 산업생산지수, 경기선행지수와 경기동행지수, 물가상승률이나 실업률 및 경상수지 등 여러 가지 경제관련 지표를 통해 접근할 수가 있는데 이는 거시적인 측면인데요.
좀 더 좁게 본다면 경기란 결국 기업이 수익을 잘 내느냐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의 수익이 많다면 기업내부에 유보를 하든지 아니면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줄 수 있기 때문에 주가상승을 뒷받침 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다만 이러한 기업의 가치는 시간적으로 즉시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수도 있기 때문에 소위 말해서 가치투자라고 하는 것은 어느 정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제가 쓴 ‘김경신이 뽑은 천하무적 장기투자 종목 15’에 선정된 종목들이 1년 반 만에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최고 50% 오른 데 비해 이 종목들은 평균 20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기업의 가치와 주가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데 수익가치와 자산가치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중요할까요?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시장에 직접투자를 하기 시작하면서 새롭게 등장한 지표가 주가수익율(PER)인데 이는 기업의 이익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라고 하겠죠.
또 주식시장이 아무리 침체기에 빠져들더라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은 주가가 비교적 덜 내리는데 이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이나 주식의 가치가 주식시장에서 버팀목역할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주로 주가가 상승할 때에는 12개월 예상 PER이 낮은 종목에 관심을 갖고, 주가가 하락할 때에는 PBR이 낮은 종목에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Q: 주가차트에 관한 책도 쓰셨는데 차트가 만능인가요?
주식시장격언에 “기껏해야 차트 그래도 차트”라는 말이 있습니다. 차트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확률적으로 볼 때에 50%이상 실현가능성이 있다면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물론 아무리 80%의 확률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20%에 걸리면 손실이 온다는 것은 감수해야 될 것 입니다.
비올 확률이 80%라는 기상캐스터의 일기예보를 듣고서도 20%에 가능성에 승부를 걸어 우산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상식적이라고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겠지요.
하시 말씀드리지만 차트는 집을 팔아서 투자할 정도의 완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확률적인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Q: 끝으로 평소에 좋아하는 주식시장 격언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시세는 비관 속에 태어나 회의 속에 자라고 낙관 속에 사라져간다”는 격언이 있는데요, 정확하게 시점을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주가는 한 목소리로 합창하면 반대로 간다”라는 격언과 일치한다고 하겠지요.
또 “남들이 안 다니는 뒤안길에 예쁜 꽃이 피어있다”라는 격언이 있는데 이는 시중루머에 휩쓸려 눈에 보이는 주식에만 투자하기 보다는 남들이 관심을 안 가지고 있는 종목들을 분석하여 주식을 사 모으는 것이 큰 폭의 주가상승을 가져온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