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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슈가'의 멤버로 2001년 데뷔한 한예원의 연기자 변신은 갑작스러웠던 반면 성공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그녀의 연기자 데뷔작인 SBS 드라마 '온에어'는 평균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고 한예원이 연기했던 '체리'도 독한(?) 캐릭터에서 어설픈 야심가로 변모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첫 연기임에도 나름의 합격점을 받았던 한예원은 "연기를 하면서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의외의 말을 꺼냈다. 약 5년간의 가수 경험이 연기자로서 엄청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
한예원은 "솔직히 가수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는데 가수와 연기자는 전혀 달라요"라며 "가수도 무대 위에서 나름의 연출을 하지만 연기자는 생각했던 것에 비해서 더 어려웠어요. 사람과 인생에 대해 더 섬세해져야 하기도 하고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가수는 끼와 성격을 표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연기는 백지 상태에서 녹여내야 하거든요"라며 "제 성격이 드러나면 안 되고 버려야 하는 것도 있어서 그런 점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라고 밝혔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세심함'이었다는 한예원. 그는 "처음에는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예전에는 '대사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뭐 이렇게 생각할 게 많은지"라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역할에 빠져야 하고, 상대방의 심리까지 이해를 해야 스토리가 제대로 흘러가거든요. 단순히 얄미운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왜 그 말에 발끈하는지도 알아야 하니까요"라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난 지금 한예원은 그 섬세함이 정말 즐겁다고 표현했다. 인생에 대해 더 깊은 시각을 지니게 된 것은 물론 완벽하게 캐릭터를 녹여냈을 때는 희열까지 느낀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에 조금은 주눅이 들었다는 한예원은 "절대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신인으로서 차근차근 시작하려고 해요. 그래서 오히려 부담감은 없는 편"이라며 "가수로 사회생활을 했다는 것은 강점인 것 같아요. 상처를 안 받는 법에는 많이 단련이 됐거든요"라고 성숙한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