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北핵실험> 북핵악재 증시서 힘 못써(종합)

북한이 25일 오전 2차 핵실험을 강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유가증권시장의 코스피지수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불과 10여분 사이에 70포인트가량 요동치며 한때 전날보다 6.31% 떨어진 1,315.21까지 밀렸지만, 이후 꾸준히 낙폭을 만회해 지난 주말보다 2.85포인트(0.20%) 내린 1,400.90으로 장을 마쳤다.

북한 관련 악재가 증시를 뒤흔든 사례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대형 악재나 의미있는 하락 추세의 시발점이 되지는 않았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2002년 6월 29일 서해교전이 있은 뒤 처음 열린 같은해 7월 2일 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3.51포인트(0.47%) 상승했다.

또 북한의 1차 핵실험이 이뤄졌던 2006년 10월 9일 코스피지수는 32.60포인트(2.41%) 떨어진 1,319.40이었으나, 당일 저점은 1,303.62로 장중에도 그다지 큰 출렁임이 있었다고는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북한이 대포동 2호 미사일을 포함해 스커드, 노동미사일 등을 발사했던 2006년 7월 5일에도 코스피지수는 0.47% 하락하는 데 그쳤다.

지난 4월 5일 북한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는데, 다음날인 6일 코스피지수는 이렇다 할 충격을 받지 않고 1.10% 오른 채 장을 마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총격전과 같은 대북 리스크는 그동안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더 강한 도발 행위를 하게 된다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증폭될 수 있겠지만 이전에 북핵 악재가 대두됐던 당시처럼 단기에 끝난다면 악재는 남북간 경제협력 정책과 관련 있는 일부 종목으로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개인투자자들은 이날 돌출한 북핵 악재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모습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오전 한때 5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나타냈지만 지수가 폭포수처럼 떨어지던 오전 11시30분 이후 10분만에 이미 순매수로 돌아섰으며, 장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2천496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동안 북한 관련 악재가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던 점을 감안한 일종의 학습효과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후들어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이번에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지만, 코스피지수는 15포인트 남짓 떨어졌다가 다시 낙폭을 줄이고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피치가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한국의 신용등급에 직접 관련이 없다"거나 "이미 반영됐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